지난5월 "서울국제아트페어(마니프)"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서양화가 이두식(54.홍익대교수)씨가 20일부터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자유분방한 색채를 덜어내고 모노크롬(단색조)적인 경향이 가미된 신작 20여점을 내놓는다. 홍익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이 씨는 60년대 앵포르멜 열기속에서 "만다라"또는 "단청의 색상"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한국적 미감을 보여온 작가다. 화단에서 가볍게 치부해 온 '드로잉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데 기여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크게 4단계로 나눠진다. '생의 기원'으로 불리는 70년대 작업은 불명확한 외형 이미지들을 중심에 놓고 씨앗같은 식물적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해놓은 기법을 자유롭게 구사했다. 사실적인 드로잉 작업이다. 연필 드로잉과 수채로 대표되는 그의 화풍은 80년대 중반부터 '도시의 축제'시리즈로 변신한다. 정적인 묘사는 사라지고 다이내믹하며 거칠고 자유분방한 필선과 격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색채의 구사가 화면을 압도한다. 게다가 나비 잠자리 등의 이미지가 색채 및 조형과 결합해 조화를 이루는 양식을 구축하게 된다. 세부에서 전체로,다시 전체에서 세부로 이르는 화면 구조는 세부 밀도와 전체 스케일의 조화를 통한 독특한 조형방법을 제시했다는 평을 얻었다. 올해 마니프전에서 보여줬던 신작들은 4기에 해당한다. 원색적이면서 자유분방하게 풀어헤치던 색채가 절제되고 이성적으로 통제된 화면으로 변신했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씨(홍익대 겸임교수)는 "작가의 전성시대를 상징하는 3기를 지나 이제는 원숙미가 엿보이는 시기로 접어든 것 같다"고 평했다. 30일까지. (02)732-3558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