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은 배당투자의 기회'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참사로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나타냈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중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무차별적인 투매양상이 펼쳐지면서 기업의 본질가치나 실적에 비해 주가가 크게 저평가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식시장의 폭락세가 배당투자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과 향후 주가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실적이나 기업가치에 비해 낙폭이 큰 기업은 가격 메리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기업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명한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커져가는 배당투자 메리트 =LG투자증권이 배당성향, 올해 예상실적, 이자율 등을 고려해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39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주가는 배당가치 대비 16.5%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 폭락으로 실적 등 펀더멘털에 상관없이 동반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중곤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이 주식의 배당가치조차 염두에 둘 겨를이 없을 정도로 최근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며 "그러나 주가가 배당가치를 밑도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당가치 대비 주가하락폭이 큰 종목들이 많이 나타나 기대할 수 있는 시세차익의 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 9월보다는 12월 법인을 노려라 =9월결산 법인은 12월결산 법인보다 석달 앞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기상으로 보면 지금은 9월법인에 대한 배당투자의 최적기다. 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이 급변하면서 9월법인의 배당투자 메리트가 다소 떨어지고 있다. 배당수익률보다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이 더 커질 위험이 있어 배당투자가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순이익이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배당투자를 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장환 서울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9월결산법인 15개 종목중 배당수익률이 5%를 넘는 경우는 이건산업 빙그레 신촌사료 미원상사 신영와코루 정도에 불과하다"며 "올해 순이익을 감안할 때 지난해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9월법인이 12월법인에 비해 유동성이 적어 수급면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12월법인을 대상으로 배당투자하는게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 배당투자 전략 =배당수익률이 높고 실적이 우량한 12월 결산법인중 최근 적정가 대비 크게 폭락한 종목이 주요 공략대상이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경우 현재와 같은 주가급락은 시세차익과 배당수익률을 한꺼번에 가져다 주는 '일석이조'의 투자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배당을 해왔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또 작년 배당을 실시할 때 순이익과 올해 예상 순이익을 비교해야 한다. 순이익이 감소할 경우 배당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