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9월.


대회 최연소 및 최초의 아마추어로 내셔널타이틀 입맞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1년 9월.


대회 44년 역사상 처음으로 아마추어로서 2회 정상 등극.


그것도 역대 최소타 우승.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대섭(20·성균관대2)이 한국 남자골프사에 한 획을 그었다.


닉 팔도(44) 폴 로리(32·이상 영국) 등 유럽의 간판스타를 포함,아시아지역의 내로라하는 프로들이 모두 출전한 코오롱배 제44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4억원)에서 우승한 것.


3년 전에도 고교생으로서 한국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김대섭은 올해 대회에서는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줄곧 선두를 유지한 끝에 다시 챔피언이 되는 기염을 토했다.


김대섭은 16일 한양CC(파72)에서 속개된 대회 최종일 버디 3,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백72타로 2위인 박도규(31·빠제로)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백72타는 이 대회 종전 4라운드 최소타(1972년 한장상 2백76타)를 4타나 경신한 대회 최소타 신기록이다.


그러나 김대섭은 아마추어인 관계로 1위 상금 7천2백만원은 박도규에게 돌아갔다.


첫날부터 선두에 나서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던 김대섭은 앤드루 피츠(미국)에 1타 차,박도규에 2타 차로 앞서며 최종라운드에 들어갔다.


피츠는 1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김대섭과 공동선두가 됐으나 4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4번홀에서 다시 단독선두가 된 김대섭은 추격자 박도규에게 단 한 차례도 선두진입을 허용하지 않으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김대섭은 15번홀(파5·4백68m)에서 칩샷 실수로 버디를 놓쳤으나 그린이 까다로운 16번홀(3백51m)에서 약 5m 거리의 버디퍼팅을 성공하며 승부를 결정했다.


김대섭은 '언제 프로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로서 국가에 보답한다는 차원도 있지만 금메달을 따면 병역혜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김대섭은 오픈대회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프로테스트 없이 언제라도 프로선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프로가 되면 입대가 불가피하다.


국가상비군 출신의 프로 7년차 박도규는 지난 7월 충청오픈에서 첫승을 거둔 데 이어 이번 내셔널타이틀에서 2위에 오름으로써 최광수-강욱순으로 대표되는 국내 남자프로골프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박도규는 15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이 오른쪽 숲에 빠져 위기를 맞았으나 파를 세이브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한편 아마추어 권기택도 공동 3위에 올라 이번 대회 아마추어 돌풍에 가세했다.


99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폴 로리는 합계 8언더파 2백80타로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