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가 뜨고 있다. 투자자문사란 말 그대로 고객들에게 투자에 대한 자문을 해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회사를 말한다. 한동안 사정이 어려웠던 덕이 있으나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 최근들어선 오히려 각광받고 있다. 특히 밸런스 코스모 피데스투자자문은 내로라하는 투신(자산)운용사를 제치고 국민연금의 위탁자산운용기관으로 선정돼 그 위상을 한껏 뽐냈다. 최근엔 사학연금이 투신운용사 대신 투자자문사에게 자산운용을 맡길 준비를 하고 있다. 은행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투신운용사보다는 투자자문사를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투자자문사란=단순자문사와 일임자문사로 나뉜다. 단순자문사는 고객돈을 받아 일임 투자를 할 수 없다. 대신 투자를 위한 조언과 자료 등만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이에 비해 일임자문사는 아예 일정한 금액을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아 알아서 운용한다. 투신운용사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지난 7월말 현재 자문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총 1백44개사에 달한다. 투신운용사업을 겸하는 회사를 제외하고,전업으로 자문업만 하는 회사는 68개사(단순자문사 34개,일임자문사 34개)다. 이들 자문사는 작년까지만해도 별볼일 없었다. "작전의 소굴"이란 좋지 않은 이미지도 얹혀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밸런스 피데스 코스모투자자문을 비롯 B&F 튜브투자자문등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순수 주식형 일일수탁고가 각각 1천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다. 투자자문사가 뜨는 이유=크게 고객의 욕구에 맞는 맞춤 운용 간판급 펀드매니저의 투자자문사 진출 투명한 자산운용 등 세가지 요인이 꼽힌다. 투자자문사는 특정 기관이나 개인의 거액자금을 맡아 운용한다. 대개 한번 일임자문계약을 맺으면 그 규모가 50억원이상이다. 개인의 경우에도 수십억원이상으로 투자를 제한하는 자문사가 대부분이다. 이렇다보니 고객과 펀드매니저간의 의견교환이 수월하다. 투자자가 원하는대로 펀드를 수시로 구성할 수 있다. 이른바 "맞춤형 운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펀드매니저 1명이 운용하는 펀드숫자가 수십개에 달하고,운용규모가 1천억원이 넘는 대형 투신사로선 흉내도 낼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기관들과 거액 개인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자문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때 증시를 주름잡았던 간판급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자문사에 자리를 튼 것도 투자자문사의 성가를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외환위기가 터졌던 지난 1997년 독보적인 수익률로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올해의 펀드매니저"로 선정된 김영수 튜브투자자문대표가 대표적인 예다. 김 대표는 작년 튜브투자자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독보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다. 지난 9월4일 만기가 된 1백억원짜리 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이 10.46%나 된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가 20.47%나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익률이다. 이밖에 외수펀드 운용으로 명성이 자자한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정석투자로 유명한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기업가치 분석에 일가견이 있는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대표,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대표 등도 한때는 투신사의 내로라하는 펀드매니저였다. 이들이 심혈을 기울여 자산을 운용하다보니 약세장에서도 투자자문사의 수익률이 돋보이고 있다. 최근들어 투자자문사의 경영이 투명해졌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대형 투자자문사들은 최근 사무수탁회사에 관리업무를 일임하고 있다. 자산운용내역서도 고객들에게 정기적으로 발송한다. 그러다보니 투자자들의 믿음도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자문사 이용법=투자자문사의 한계는 개인고객들의 경우 일정금액이상으로 제한한다는 점이다. 물론 회사에 따라 그 금액이 다르긴 하다. 그렇지만 너무 많은 개인들을 상대할 경우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하한선을 두고 있는 자문사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거액자금을 가지지 않은 개인투자자가 자문사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자문사에도 "급"이 있다. 대형자문사가 있는가하면 중소형 자문사도 있다. 중소형자문사의 경우 개인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또 선물 옵션에 특화시킨 자문사도 있다. 따라서 자문사를 이용하고자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자문사의 성격과 운용실적등을 두루 고려한뒤 자신에 맞는 자문사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