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6일 향후 미국의 대(對)테러전쟁 수행과정에서 핵무기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시사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ABC방송 시사프로그램 '이번 주'에 출연, 사회자 샘 도널드슨으로부터 '핵무기 사용을 배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즉답을 피한 채 "알다시피 그 문제에 관해선 우리가 지난 55년간 이 가공할 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점을 놀랄만한 성취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아마도 역대 대통령들이 최대한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보려 심혈을 기울인 덕에 그것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돌려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당신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을 해봐야 겠다. 앞선 답변이 `노(No)'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해 현 상황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상태는 아니라는 점을 내비쳤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지난 1945년 이후 전 인류의 차원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심각한 테러리즘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능한 많은 방도를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자 도널드슨을 향해 "화요일 참사를 머릿속에 새기고 21세기 현재 수많은 나라의 테러조직들이 탄도탄,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동원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점을 상상해보라"며 "세계 어딘가에서 미생물.세균 무기를 사용한 테러가 자행된다면 수백만명이 희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dpa=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