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17일) 증권시장이 열리면 주식을 팔지 맙시다. 우리의 의지를 세계에 보여줍시다…" "미국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웁시다.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면서 모두 1백주씩 삽시다. 그러면 증시는 급등할 것입니다…" "이런 메시지를 친구나 가족들에게 전합시다. 미국이여 영원하라…" 증시개장을 하루 앞둔 16일(현시시간) 아메리칸온라인 등 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웹사이트 채팅룸에는 이런 얘기들이 쏟아졌다. 다양한 주장들이 있었지만 골자는 '1인당 1백주 사기운동'을 통해 '애국적인 급등장세(patriot rally)'를 실현하자는 호소들이다. 신문 방송 등 언론들도 그런 분위기를 이어갔다. 주가가 떨어질 때 돈을 버는 쇼트셀러의 대표적인 인물인 앤서니 엘긴디 퍼시픽증권연구소장은 한 TV인터뷰에서 "세계가 패닉으로 가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지만 그것은 내가 돈을 버는 철학이 아니다"며 "월요일 시장에서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인터랙티브가 4천6백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35%는 "월요일 시장이 폭락할 것"으로 응답했다. 하지만 "매도를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불과 1%에 그쳤다. 정부와 기업들도 나섰다. 증권관리위원회(SEC)는 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시장이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투자자보호가 잘 되고 있다"며 매도 자제를 호소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 거래소들도 "지난 토요일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증시 인프라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스코시스템스가 '필요할 경우' 자사주 매입을 위해 30억달러를 준비해놓았다고 공식 발표하는 등 기업들도 증시안정을 돕고 있다. 월가는 어느나라보다 자본 논리에 더 충실해온 시장."2차대전 때 할아버지가 나치와 싸울 때 할머니는 전쟁채권을 사서 도왔다. 나는 주식 1백주를 사서 나라를 도울 것이다"는 애국적 호소가 그런 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세계인이 지켜보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