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반도체를 이을 최대 수출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휴대폰 수출은 24억2천만달러.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3.2% 증가했다. 반도체 컴퓨터 가전제품 등의 수출이 5.4∼2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휴대폰은 자동차 반도체와 함께 수출 3대 품목으로 올라섰다. 특히 세계적인 메이커들이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수출이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우리 업체들이 최고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상용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 등 신시장을 적극 개척한 결과로 풀이된다. ◇ 국내 업체들의 호황 =세계 휴대폰시장 성장률은 99년을 정점으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포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99년 74%였던 성장률이 2000년 46%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에는 18.3%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업체들의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4분기 휴대폰 매출이 내수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늘었다.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폰만으로 35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30억달러에 비해 16.6% 증가한 규모다. LG전자도 올해 유럽은 물론 브라질 호주 등으로 신규시장을 개척, 12억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할 계획이다. 팬택을 비롯한 중소 단말기 전문업체들도 올들어 잇따라 대규모 수출건을 따내고 있다. 특히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팬택 세원텔레콤 맥슨전자 와이드텔레콤 등이 30만∼50만대 규모의 휴대폰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 CDMA 종주국으로서의 이점 =우리 휴대폰업체들이 불황기에 오히려 호황을 만끽하는 것은 CDMA 종주국으로서 상용화 기술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단말기업체들은 90년대초 세계에서 맨 처음 CDMA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힘입어 CDMA 분야 단말기 및 시스템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실제 우리 업체들이 만든 휴대폰은 품질은 물론 디자인 성능 등에서 선진업체 제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각종 품질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 일쑤다. 이에 따라 한국은 CDMA 단말기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53.5%를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출지역도 미국 중남미 중국 호주 중동 동남아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 남은 변수와 과제 =그러나 국내 휴대폰 수출전망을 마냥 밝게만 볼 수 없게 하는 요소가 있다. 중국 변수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CDMA를 도입키로 한 중국은 13억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몇년안에 세계 최대의 CDMA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중국은 아직까지 자국산업 보호정책이 강해 선진기술을 이전받은 중국 단말기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앞으로 2∼3년안에 강력한 경쟁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국의 도전에 맞서 경쟁력을 키워갈 새로운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