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사용되지도 않는 GSM(유럽형 이동전화) 휴대폰이 수출 주력상품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GSM 휴대폰 수출은 지난 상반기 전체 휴대폰 수출의 45%를 차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휴대폰 수출을 곧 앞지를 기세다. 정보통신부는 올해 이동통신 분야 수출이 노키아가 마산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을 더하면 1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 가운데 GSM 휴대폰 수출이 연말까지 65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GSM 휴대폰 수출은 전체 이동통신 수출에서 65% 이상을 점하게 된다. 이에 따라 GSM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37억달러로 전년대비 38.6% 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75.7%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회사인 IDC는 올해 세계 휴대폰 판매량이 4억1천2백만대로 지난해보다 3%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통신업계의 불황, 차세대 이동통신망 구축 지연, 2.5세대 및 3세대 단말기 공급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이런 전망치와 비교해도 한국의 GSM 휴대폰 수출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6%대였던 세계 GSM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올해 10%대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북미와 유럽에 치우쳤던 수출시장을 중남미 동남아 중국 등지로 다변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중국 톈진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현지법인을 통해 유럽 통신사업자들의 컨소시엄인 오렌지그룹으로부터 GSM 휴대폰 공급권을 따냈다. LG전자도 올들어 GSM 휴대폰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일단 인도네시아 러시아 이탈리아 등지에 시험적으로 1만대 내지 1만5천대씩 공급한 뒤 본격적으로 수출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연내에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LG는 연말까지 2백만대의 GSM 휴대폰을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내년에는 유럽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팬택 세원텔레콤 맥슨텔레콤 등 중견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CDMA 휴대폰 기술개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고 올해부터 GSM 진영에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