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기업 자금조달 '비상'..美테러쇼크여파.무더기 실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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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쇼크'의 여파로 코스닥시장이 연일 폭락하자 코스닥기업의 자금조달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기업들은 현재 주가가 예상발행가를 훨씬 밑돌아 자금조달 규모의 대폭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미 발행가를 확정한 기업들은 무더기 실권으로 증자실패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개전태세 돌입 등으로 이번 '테러쇼크'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상증자 등을 검토했던 기업들도 자금조달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기업들은 잇따라 자사주 취득 등 주가부양에 가세하고 있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코스닥시장이 사상 최악의 유동성 위기를 맞을 것이란 '괴담'이 떠돌고 있다.
◇자금조달 비상=17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현재 유상증자를 추진중인 회사중 LG텔레콤 이네트 등 11개 등록기업들이 구주주 및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중 이네트 대아건설 한마음신용금고 신천개발 등은 이미 유상신주의 발행가격을 확정하고 구주주 등의 청약만을 남겨두고 있다.
발행가격을 재조정함으로써 구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증자에 참여할 메리트를 줄만한 여지조차 없다는 얘기다.
현재 이네트만 발행가격을 약간 웃돌고 있을뿐 대아건설 한마음상호신용금고 신천개발 등은 주가가 발행가격의 49∼91%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우증권 기업금융팀 관계자는 "증시상황을 비롯해 주가보다 할증발행된 증자에 참여할 투자자는 없다"며 "증자기업의 주가가 V자로 반등하지 않는 한 대규모 실권으로 증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발행가를 확정한 기업들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청약일정을 연기할 수는 있다.
유상증자 절차를 진행중인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가폭락에 따른 발행가 조정으로 자금조달의 차질이 우려될뿐만 아니라 증자 성공여부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의 경우 지난달 차세대영상이동통신(IMT-2000) 출연금 마련 등을 위해 5천3백96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의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가 3천7백40원대로 추락,예정발행가격 5천1백원과 갈수록 격차를 벌리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한 애널리스트는 "유장증자를 통한 출연금 마련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며 "일정을 연기할 수 있겠지만 출연금 납부기한이 11월 중순께라는 점에서 증자실패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사주취득 등 주가부양=등록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취득에 나서는 등 주가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달 들어 한단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 동일기연 등 6개 기업들이 자사주 취득을 결의했다.
자사주신탁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을 연장하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
동양텔레콤 이지바이오 등 11개 기업들은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하나투어 우리별텔레콤 등 12개 기업도 '테러쇼크'로 주가가 미끌어지자 서둘러 자사주신탁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부양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사주 취득이나 신탁계약을 체결한 업체중 무려 19개 기업이 하한가로 곤두박질쳤고 나머지도 대부분 급락세를 이어갔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