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1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을 1천2백억달러 이상으로 계속 쌓고 안전성과 수익성을 조화시켜 운용키로 했다. 전철환 한은 총재는 17일 "외환보유액이 전월말보다 10억1천4백만달러 늘어 지난 15일 현재 1천억3천9백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97년12월18일) 39억4천만달러까지 급감했던 것이 3년9개월만에 25배로 불어난 것이다. 한은은 98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6백54억달러)가 누적돼온데다 외국인 직.간접투자자금 유입(6백7억달러)에 힘입어 IMF 차입금 1백95억달러를 다 갚고도 1천억달러의 보유액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적정 외환보유액을 3개월분 경상 외환지급액(약 4백50억달러)과 만기 1년 이내 단기외채(7월말 현재 5백27억달러)로 볼 때 현재 수준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 총재는 그러나 "당분간 상한선을 두지 않고 보유액을 계속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은은 보유액을 세계 3위 수준인 1천2백억달러 이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전 총재는 향후 보유액 운용방향에 대해 "보유 외환의 운용수익률은 지금도 전문투자기관에 비해 낮지 않다"며 "안전성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더 한층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