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강선 <농촌진흥청 과장>..양잠도 '그린바이오'로 발전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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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고치에서 실크만을 뽑던 양잠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습니다.
양잠생산물을 의약학적인 용도로 개발하는 "그린바이오"를 발전시켜야 고부가가치가 창출되고 국내 양잠농가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최근 근화제약과 함께 수컷 누에 나방인 원잠아(原蠶蛾)를 정력증강식품 "누에그라"로 상품화시키는데 성공한 류강선 농촌진흥청 잠사곤충부 곤충이용과장(농학박사)은 "뽕잎 누에똥 누에 실크단백질 동충하초에 이르기까지 의약학적 용도로 활용할 게 너무 많다"며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누에그라도 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농대 잠사학과를 나온 류 박사는 누구나 사양산업이라고 외면해온 양잠분야의 연구에 10년이상 매달려왔다.
지난95년 첫번째 연구산물로 누에분말을 이용한 혈당강하제를 내놓았다.
그는 누에분말 속에 데옥시노지리마이신이라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성분이 있음을 밝혀내 막연히 누에가 당뇨병에 좋다는 민간요법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어 97년에는 5령 누에에 동충하초균을 접종,항암 면역증강 피로회복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동충하초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류 박사는 "여러차례에 걸친 실험결과 국산이 고가 중국산보다 약효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내 농가소득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 류 박사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뽕잎분말첨가 아이스크림,뽕잎 추출물 당뇨치료용 기능성 음료,화장품 및 외상치료용 실크단백질 등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연세대 의대와 공동으로 광(光)화학반응을 높이는 포르피린을 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누에 똥에서 나오는 포르피린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데다가 광활성도가 높다.
따라서 이를 암환자들에게 주사한 후 특정 파장의 빛을 쪼이면 암세포만 괴사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누에는 한달이면 1만배이상 성장하기 때문에 누에의 몸을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누에에 특정 의약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이식하는 방법을 집중 연구하고 있습니다" 류 박사가 개발한 누에그라는 시판 5일만에 1천5백세트(세트당 24만원)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누에그라를 복용하면 남성호르몬 농도와 정자수가 각각 30%,40%씩 증가하고 지구력이 증강된다는 동물실험 연구결과에 대해 소비자들이 반응했기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누에그라 매출액의 3%를 로얄티로 받고 있다.
로얄티의 10~30%는 류 박사팀에 인센티브로 지급되고 나머지는 국고에 환수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