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큰 폭 내렸다. 그러나 개장 전 전격적인 금리인하 덕분에 심리적인 공황상태는 피할 수 있었다. 다우존스지수는 사상 최대의 낙폭을 그리며 98년 12월 수준으로 후퇴했다. 나스닥지수도 100포인트 넘게 빠지며 98년 10월 수준으로 밀렸다. 미국이 시점만 잡지 않았을 뿐, 전시체제로 돌입하면서 불안심리가 고조됐다. 테러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 보험 등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다우존스지수가 나스닥에 비해 낙차가 컸다. 17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920.70로 지난 화요일보다 684.81포인트, 7.13% 하락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038.77로 53.77포인트, 4.92% 내렸다. 나스닥지수는 115.75포인트, 6.83% 낮은 1,579.55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미국 본토를 유린한 테러로 인해 지난 화요일 이후 나흘 휴장한 뒤 다시 열렸다. 주요 지수는 예상 대로 큰 폭 하락출발했다. 다우존스는 오전 10시 무렵 6.6%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약 6.5% 내렸다. 정오 직전까지 낙폭 축소를 시도, 다우존스지수는 9,100대 중반에, 나스닥지수는 1,630선에 접근했다가 다시 내림세를 탔다. 등락은 뉴욕증권거래소가 5대 28, 나스닥시장은 7대 31로 나타났다. 인텔, GE 등 대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애국적인 매수세'가 휴장 기간 쌓인 매물과 만나며 거래가 폭주했다. 두 시장에서 각각 24억9,800여만주와 21억1,200만주가 손을 옮겼다. 금 관련주와 방위산업체가 강세를 가리킨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업종이 폭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77% 곤두박쳤다. 오름세는 제약과 소비재에서 드문드문 나타났다. 다우존스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는 SBC 커뮤니케이션즈, 필립 모리스, P&G, 머크, 존슨 & 존슨, 코카콜라 등이 올랐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개장에 앞서 연방기금금리 등 정책금리를 0.50%포인트(50bp) 전격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뒤이어 기준금리를 같은 폭 내렸다. FRB는 발표문을 통해 "금융시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할 때까지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것"이라고 언급,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뚜렷히 했다.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다음달 2일 열린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