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가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 현장에서 성과없이 7일째 진행되고 있는 인명구조 작업을 언제 복구작업으로 전환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중장비가 본격적으로 동원되는 복구작업 시기는 건물더미에 깔려있는 실종자에 대한 공식적인 사망 선언과 마찬가지여서 건물붕괴 이후 구조작업이 이뤄질 때마다 항상 논란거리가 돼왔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도 실낱같은 희망에 의지한 유가족의 반대와 전문가들의 이견으로 복구작업 시기와 관련된 논란이 있었으며 이번 경우에도 실종자가 5천명에 가까워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민감한' 문제로 대두돼 있다. 110층짜리 건물 2동이 무너지면서 7층 높이로 쌓여있는 건물잔해 위에서는 탐색견과 구조전문 장비가 동원돼 생존자를 찾기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전개되고는 있지만 테러참사 이틀째인 12일 오후 이후로는 생존자의 징후가 전혀 발견되지 않아 절망적인 상황에서 구조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2일에 구조된 생존자 5명도 건물안이 아닌 건물더미에 깔려있다 구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 분위기는 절망적이지만 공식적으로는 인명구조를 위한 작업이다 보니 중장비가 동원되지 못하고 건물더미 위에 일렬로 늘어선 구조요원들이 손으로 나를 수 있는 작은 잔해만 치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철제빔과 대형 건물더미를 옮길 수 있는 중장비가 투입되기는 했지만 추가붕괴로 건물더미 사이에 끼어있을지도 모를 생존자를 희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외곽에서만 조심스럽게 작업을 하고있다. 큰 덩어리로 된 건물잔해를 치우지 못하다보니 시신발굴 작업도 더뎌져 테러참사 7일째인 이날 낮 현재 회수된 시신은 190구에 불과하다. 뉴욕시 당국은 실종자 가족들의 반발을 우려해 복구작업 시기를 무리하게 결정하기 보다는 일단 가족들이 기적적인 생환에 대한 희망을 접고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되길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이를 반영하듯 "모든 희망이 사라질 때까지 구조작업은 계속될 것"이라며 실종자 가족들을 안심시켰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것이라곤 심하게 손상된 사체 밖에 없다며 절망적인 현장상황을 전한 바 있다. 뉴욕시측은 현재 복구작업 전환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물론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함구를 하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