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한국영화바람이 거세다. 관람객 8백만명을 넘긴 '친구'에 이어 '신라의 달밤'과 '엽기적인 그녀'도 각각 4백5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9월 초에 개봉한 '무사'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이렇게 잇단 '대박'을 터뜨리는 한국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번주 EBS TV의 영화정보프로그램 '시네마천국'(21일,오후10시50분)은 한국영화 흥행을 주도한 몇 편의 작품들을 검토하면서 이 영화들이 갖는 공통점을 분석한다. '시네마천국' 제작진은 '친구' '신라의 달밤' 등 최신 흥행작들의 공통점으로 △복고풍으로 80년대를 재현 △남성 중심의 이야기 △엽기문화의 반영 등을 들고 있다. 우선 80년대를 재현하는 복고풍은 '친구'나 '신라의 달밤'외에도 '동감' '번지점프를 하다'등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요소다. 이는 80년대의 격변과 민주화투쟁 경험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현재 한국사회를 이끌고 있는 30·40대와 주요 관객인 20대 후반도 80년대 영향권에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진은 또 '동감'과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서 내세우는 사랑이 일종의 판타지 성향을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80년대 젊은이들의 인생이 시대적 상황과 그에 따른 현실의 문제에 좌우됐던 것과 연관돼 있다고 해석한다. 시네마천국 제작진은 '친구'와 '신라의 달밤'의 흥행 요인으로 남자들의 끈끈한 의리와 우정을 다룬 점들도 들고 있다. 남자들의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면서 여자들의 이미지는 독립적이기 보다는 주변적이고 분열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경우 신세대를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엽기 문화를 잘 이용해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