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 대참사를 계기로 이슬람 관련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뿌리 깊은 반목과 갈등에 대해서는 물론 이슬람과 이슬람 문명 자체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슬람 관련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김영사,1997). 냉전 후 21세기에는 이슬람과 아시아문명이 서구문명과 충돌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서구적 시각에서 종교 중심의 갈등과 대립만 부각시킨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독일의 국제관계 학자 하랄트 뮐러는 '문명의 공존'(푸른숲,2000)에서 문명충돌론의 허구성과 오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테러 사건 전 하루 20∼25부 가량 팔리던 '문명의 충돌'은 사건 이후 판매량이 급증,매일 1천권 이상 팔리고 있다. 이 책은 지난 17일 하루에만 2천8백여부가 팔려 1일 판매량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근 출간된 '이슬람'(청아출판사,2001)은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문화적 총체로서 이슬람을 조망한 책이다. 한양대 이희수 교수 등 이슬람권에서 공부한 국내 학자 12명이 함께 쓴 이 책은 서구적 편견과 오류를 바로잡고 우리 입장에서 이슬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도록 이끈다. 이슬람 문명의 실체와 무슬림들의 생활양식,문학과 예술,이슬람 국가를 움직이는 사람들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슬람을 조명하고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논리가 이슬람 사회를 어떻게 유린해 왔는지도 파헤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김정위 교수가 쓴 '이슬람 입문'(한국외국어대 출판부,1993)과 공일주 박사의 '아랍문화의 이해'(대한교과서,1999),'이슬람의 이해'(분도출판사,1999) '아랍인의 의식구조'(큰산,2000) 등도 이슬람의 가르침과 일상생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들이다. 이슬람 지역의 분쟁을 둘러싼 국제정치 역학과 관련해서는 최근 출간된 노암 촘스키의 '숙명의 트라이앵글'(이후,2001)과 외국어대 홍순남 교수의 '중동 정치질서의 이해'(한국외국어대 출판부,1997) 등이 유용하다. 촘스키는 팔레스타인의 자살폭탄 테러가 이스라엘의 무모한 점령지 확장정책과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전체 아랍인에 대한 차별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