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꼬마는 내가 회초리를 들면 때리기도 전에 '잘못했어요'하고 눈시울을 붉힌다. 그러나 실제로 매질을 시작하면 눈동자가 커지면서 적잖은 적개심을 드러내 보인다.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그래서 '매는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지 않는가. 미국 테러 사태 이후 파김치가 돼 있던 서울 증시가 큰 폭의 반등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가 개인투자자의 애국심을 발판으로 선방한 때문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때맞춰 김대중 대통령도 '주식 안팔기,주식 사주기 운동'을 제안,애국심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흥미롭게 됐다. 그 어떤 전쟁보다 인내가 필요한 장기전이 주식투자다. 리턴이 있어야 리스크를 지려는 사람이 생겨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