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미국 테러 충격에서 벗어나며 16포인트 상승, 단기 심리선인 5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레만에 상승을 맛보며 7.45% 급등했다. 닷새만에 재개장한 뉴욕증시가 상승 원동력을 제공했고 유럽 및 일본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뒤를 받쳤다. 미국 및 유럽은행이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국내에서는 증시안정대책이 잇따라 나왔다. 월요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9,000선과 1,600선이 붕괴되는 등 주요 지수가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내증시는 뉴욕증시가 휴장한 사이 세계에서 가장 큰 폭 하락하며 선반영했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금리인하, 자사주 매입 발표 등으로 뉴욕증시 낙폭이 예상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정부는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 요건 완화, 금융기관의 자기계열 투자 확대, 연기금 2.2조원 조기 집행 등 증시안정대책을 내놓으며 투자 심리를 북돋웠다. 장중 내내 나스닥선물지수가 강세를 유지하고 일본 닛케이지수가 3% 이상 급등하면서 상승에 버팀목을 댔다. 종합지수는 그러나 미국의 전쟁 개시 등 향후 불확실성 얽매여 장초반 지수대에서 오름폭을 확대하진 못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장막판 대우차 매각 임박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상승세를 더했고 전날보다 3.45% 높은 484.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3.43포인트 오른 49.48을 기록하며 50선에 빠짝 다가섰다.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시점에서 해외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자 전업종, 대부분 종목으로 무차별적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올들어 최다인 801개 종목이 올랐고 이중 140개가 가격제한폭을 채웠다. 내린종목은 하한가 5개 포함 47개에 불과했다. 전날 하락률이 가장 컸던 기계업종이 상승률 1위에 올랐고 건설, 증권주가 대거 상한가에 오르며 10% 내외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수관련 대형주도 대부분 강세에 합류한 가운데 기아차가 자사주 매입을 재료로 8% 이상 급등했고 현대차, 신한지주, 한국통신공사, 삼성전자, 한국전력 등이 상승했다. 대우차판매가 장후반 매각 임박을 재료로 가격제한폭을 채웠고 하이닉스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사흘만에 상한가를 경험했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이 선두에 나서 반등을 주도했다. 개인은 저가매수를 중심으로 1,515원을 순매수하며 회복된 심리를 입증했다. 반면 테러 후에도 이렇다할 방향성을 보이지 않던 외국인은 1,11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주식 매도를 자제하고 순매수기조를 유지하겠다던 결의를 뒤로하고 341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도와 매수는 각각 409억원과 503억원으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거래량은 6억8,3398만주로 전날 수준을 밑돌았으나 거래대금은 1조9,577억원으로 전날 보다 많았다. 시장에서는 이날 반등을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인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 심리선인 5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향후 미국의 보복 폭격 진행에 따른 해외 증시의 반응과 금융,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추가 상승시마다 현금 비중을 확대하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전략을 권하고 있다. 반면 미국 참사가 어느 정도 흡수된 만큼 반등을 노릴 수 있고, 국내적으로 대우차 매각 임박, 고객예탁금 증가 등 묻혀진 호재가 고개를 내밀고 있어 상승 분위기가 더 이어지지 않겠냐는 견해도 나온다. 서울증권 권혁준 연구원은 "뉴욕 증시가 자사주 매입, 금리인하, 애국심 자극 등으로 '성공적인 폭락'으로 기록되면서 국내 증시가 힘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권 연구원은 그러나 "500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날 급등으로 가격 메리트가 사라졌다"며 "주도주도 없고 심리적인 동요에 따라 좌우되는 개인 매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보수적인 시황관을 유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나스닥선물과 일본 증시 움직임을 감안하면 뉴욕 증시의 폭락은 하루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전세계 증시는 금리인하 등 각국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회복국면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나 팀장은 "전쟁이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대우차 매각 임박 등 미국 테러에 묻혀졌던 호재가 하나둘씩 밝혀지고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 시세 탄력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