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사건으로 나흘간 폐쇄됐던 뉴욕증시가 개장 첫날 최악의 상황을 피한데 힘입어 우리 증시가 큰 폭의 반등에 성공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테러사태 이후 심리적 공황상태를 보여왔던 우리 증시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결코 아니라고 본다. 우리 증시가 미국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나 테러사태 이후 주가 움직임은 이를 또한번 입증했다. 미 증시가 개장되기 전까지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5∼6% 하락에 그친데 비해 종합주가지수는 15%,코스닥지수는 무려 26%나 하락해 세계 최대의 하락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증시 연착륙으로 우리 증시도 한 고비를 넘겼다고는 하나 문제는 앞으로의 미국 증시 움직임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데 있다. 개장 첫날 미국 증시가 7% 내외의 하락에 그친 것은 연준리의 금리 0.5%포인트 전격인하와 미국인들의 단합된 애국심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 더욱이 미국이 전쟁수준의 보복공격을 다짐하고 있어 미국 증시는 또 한번 크게 요동칠 우려가 다분하다. 그 시기는 개전 초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미국 증시의 무난한 개장에도 불구하고 18일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증시안정대책을 서둘러 내놓은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중 미국에서도 큰 효과를 본 자사주 규제완화는 어제 증시에서 곧바로 투자심리 안정에 일조를 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보험·투신사의 자기계열 투자확대,연기금 주식투자,서울보증 공적자금 투입 등은 주식 수요기반을 넓혀 향후 증시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증안기금 조성은 이러한 대책의 효과를 봐가면서 추진키로 해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 놓았다. 무리하게 당장 조성에 나서기보다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 놓음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하는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출자총액제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은 이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최대 10조원의 물량공급이 예상되는 출자총액제한 문제를 풀지 않고는 증시안정대책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이번 주말로 예정돼 있는 정부의 비상경제대책에는 출자총액 규제완화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아울러 돌발사태 발생시 가격제한폭 축소 등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태세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