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19일 이례적으로 임시 회의를 갖고 콜금리를 4.5%에서 4%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미국 테러사건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증시에서는 미국과 유럽중앙은행에 이어 영국, 일본 등 잇따른 전세계적인 연쇄 금리 인하 분위기에 편승한 이번 결정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중장기적인 호재로 평가했다. 금리인하는 그러나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상승 기운을 불어넣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 관심은 미국과 테러의 전쟁이라는 외생 변수에 온통 쏠려 있는 가운데 단행한 금리인하는 심리적인 측면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또 올들어 지속된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요원한 가운데 외국과 달리 국내 주가와 금리 관계는 설명력이 떨어져 채권시장의 반응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날 개장 전 금통위가 사상 최대폭의 금리인하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채권가격은 급등했지만 증시는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금리인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표명한 하나의 수단으로 심리적인 금융시장 안정효과가 강하다. 시중 금리인하로 이어져 기업 금융비용 감소 기여를 통한 긍정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시중의 풍부한 유동 자금을 증시에 끌어들이게 될 것이므로 건설, 은행, 증권주에 관심을 기울일 시기라는 견해도 다소 힘을 얻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물가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적인 분위기에 맞물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올들어 세차례 금리인하에서 드러났듯이 통화정책으로는 외국인이 유통주식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할 때 심리적인 효과 외에는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채권시장은 환호하는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고 주식시장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한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투자심리 회복에는 다소 도움이 되겠으나 주식시장의 관심이 온통 부시와 탈레반에 가 있는 상황에서 모멘텀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이례적인 금리인하와 사상최대폭은 내년까지 경기 회복이 늦춰지리라는 방증"이라며 "기업 금융비용 감소 효과보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 감소 효과가 크게 나타나 기업가치 증대 효과를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전세계적인 금리 인하 분위기가 증시 호재인 것에는 틀림없으나 현재 문제의 본질이 유동성이 아니어서 단기에 수혜가 나타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미국 사태가 안정감을 찾아간다면 금융비용부담률이 높은 기업과 은행, 증권, 건설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