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이 G&G그룹 이용호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19일 드러나면서 검찰 전체가 이번 일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회장의 금융비리 및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을 비롯한 일선 검찰청의 검사들 모두 지난 99년 법조비리 파동과 옷로비 사건, 파업유도 의혹사건 등에 이어 검찰의 위신과 도덕성이 또다시 의심을 받게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특별검사제 도입론이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일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일선 검사들에게 '입단속'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검 감찰 결과 등 사건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도 일각에서 일고 있다. 한 고검장급 인사는 "사실이라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라며 "그러나 사건내용을 총장이 미리 스스로 밝혔고 문제가 되고 있는 작년 서울지검의 불입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일단 사건의 경위를 보다 자세히 알아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 인사는 "또한 총장이 나서서 얘기하기 어려운 동생에 관한 내용을 미리 얘기한 것도 진행중인 수사에 지장을 주지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것은 수사 및 감찰조사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검의 한 중견 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며 "우리도 진상을 전혀 모르니 조사 결과를 그저 지켜볼 따름"이라고 긴장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내막을 모르는 상태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 "원론적으로는 조사 결과 검찰이 잘못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한 검사는 믿기지 않는 듯 "사실이냐"고 반문한 뒤 "그러나 총장이라고 해서 친척들의 일을 세세히 알수는 없는 일인 만큼 일단 경위를 좀더 자세히 조사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섣부른 억측을 경계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대구고.지검 순시중이던 최경원 법무장관이 신 총장의 발표 사실을 보고받은 뒤 "검찰이 잘 알아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미 장관의 특별지시가 있었던 만큼 검찰이 엄정히 수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