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을 보조하기 위해 태어난 립글로스가 오히려 독자영역을 개척하며 립스틱시장을 넘보고 있다. 립글로스는 원래 립스틱위에 덧발라 촉촉하고 반짝이는 느낌을 주기 위해 개발된 제품. 그러나 젊은 여성들,특히 본격 화장을 하기 힘든 10대들에게는 "대체 메이크업"수단으로 립글로스의 인기가 오히려 앞선다. 최근에는 립글로스를 찾는 초등학생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학교앞 문방구와 팬시점에 립글로스 유사제품이 나와있을 정도다. 실제로 가격 부담이 없는 5백~1천원대의 저가 립글로스가 잘 팔린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업체들도 립글로스의 히트에 의외라는 표정이다. 립글로스는 전체 매출 규모가 2백70억원대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1백90억원에서 42%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해 소비되는 립글로스가 1백50만개를 넘으면서 립스틱시장의 30%수준까지 껑충 뛰었다. 이같은 시장변화에 따라 태평양의 에뛰드,LG생활건강의 캐시캣,색조전문 브랜드 클리오 등 각 메이커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간 립글로스의 단점으로 제시되던 흘러내림과 번짐 현상을 개선한 것은 물론 촉촉함이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색상이 선명한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폰지팁타입, 오토펜타입, 튜브타입등 편리함을 배가시키거나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아이디어 제품도 나와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태평양 "라네즈 샤인 글로스"(1만2천원대)는 간편하게 투명 메이크업을 완성하게끔 오토 펜타입으로 만들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튜브타입으로 만든 캐시캣의 글로시 립스(1만3천원대)는 펄이 들어있어 빤짝임이 강조됐다. 아예 립스틱과 립글로스를 한세트로 묶어 판매하는 곳도 있다. 코리아나의 "아스트라 21선 베일 립스틱"(1만2천원대)은 면봉모양의 팁으로 제품을 찍어 쓸 수 있어 편리하다. 용기의 미적인 감각을 높인제품도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색조전문 브랜드 클리오의 신제품"립샤인"(1만8천원)은 펜타입이다. 한번 돌리면 적당한 양이 "이슬모양"으로 분출돼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클리오는 이밖에도 스폰지팁 타입,동그란 섀도모양등 독특한 형태의 립글로스를 내놓고 있다. 마디나 밀라노의 "매직 글로스"(2만원대)는 작고 귀여운 형태로 수집을 위해 사들이는 사람도 있다. 달콤한 바닐라 향이 특징이다. M.A.C의 스폰치 팁형 글로스(1만6천원)는 여대생들이 즐겨쓰는 제품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