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사흘만에 하락, 480선 턱걸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제정세 불안이 투자심리를 옥죄었다.
게다가 항공 미디어 등 미국 주요 기업이 실적부진과 대규모 감원계획을 발표하며 경기회복 전망을 어둡게 했다. 여기에 기업의 4/4분기 경기전망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국내 소식이 더해졌다.
전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연중최저를 경신하는 등 미국 반도체주가 나흘째 내린 데다 삼성전자 투자등급이 하향조정되면서 반도체가 집중적으로 매물을 받았다.
2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48포인트, 1.33% 내린 480.2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49.36으로 1.10포인트, 2.18% 하락했다.
종합지수는 장중 473까지 떨어졌다가 순매수로 마감하기 위한 기관의 노력으로 장막판 낙폭을 좁혔다. 기관은 오전 한때 약 400억원 매도우위에서 297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장초반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거래소 약세 영향으로 내림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웠다.
다른 아시아 증시도 나란히 내림세를 타, 일본 닛케이지수는 1.55%, 대만 가권지수는 2.18% 하락 마감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현선물을 동시에 대거 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나흘째 하향 곡선을 그리자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비중 축소를 지속했다.
전반적인 약세 기조 속에 개인의 집중 매수를 받은 개별종목과 해외 통신주 강세 분위기에 편승한 SK텔레콤이 낙폭을 제한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사태의 불확실성 상존, 해외 증시 불안정, 경기 침체 지연 우려 등으로 당분간 약세 기조를 이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본격적인 폭격이 개시되거나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기 전까진 기술적 반등을 노리고 매수에 가담하기 보다는 최대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가 아래쪽에서 큰 변동성을 나타낸 데다 외국인이 포트폴리오 개편, IT 경기 지연 우려, 일부 종목의 로스컷 가격대 진입 등에 따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 공세를 펴면서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수급측면에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단기매매에 임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전반적인 약세 속에 반도체주가 속한 전기전자업종이 5.48% 급락한 반면 통신업종지수는 2.34% 상승했다. 이밖에 운수장비, 종이목재, 의료정밀, 철강금속 등 내림폭이 컸고 개인 선호주인 건설, 은행, 증권주도 매물을 견디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D램 가격 하락, 이번 분기 적자 우려 등으로 6.10% 급락,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며 1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등 다른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이밖에 주성엔지니어가 하한가까지 추락한 것을 비롯, 유니셈, 엠케이전자, 아큐텍반도체. 삼테크 등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SK텔레콤과 한국통신공사가 통신주 강세를 받아 각각 2.12%와 2.64% 올랐고 코스닥시장도 KTF와 하나로통신이 각각 1.48%와 0.95% 올랐다. LG텔레콤은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등 통신단말기주도 강세에 동참했다.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가 집중, 지수관련 대형주를 떨어트렸다. 기술주로 꼽히는 삼성전기, 삼성SDI와 수출주인 현대차, 기아차가 각각 5% 이상 급락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2.44% 상승했다.
코오롱상사가 기업분할을 재료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코오롱, 코오롱건설, 코오롱유화 등 관련주가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대우차판매, 쌍용차 등 대우차관련주가 올랐고 영풍산업, 현대상선, 에스원, 풍산 등 테러수혜주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거래소 등락은 213개와 573개로 나타났다. 재료보유주와 우선주 위주로 26종목이 가격제한폭을 채웠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휴맥스, 새롬기술, YTN, 아시아나항공 등 업종대표주가 대부분 5% 이상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안철수연구소는 장중 상한가를 들락이기도 했으나 등록 후 엿새 연속 가격제한폭을 채우며 시가총액 6위로 올라섰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