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은 경쟁력약화 탓" .. LG경제연구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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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수출 부진은 미국 등 세계 경기, 특히 IT(정보기술)산업 침체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수출 상품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19일 LG경제연구원은 최근의 대미(對美) 수출부진 원인을 △우리나라 상품의 국제경쟁력 약화에 따른 미국내 시장점유율 변화 △미국내 경기침체와 총수입 감소에 따른 변화 △미국내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수입상품 구성의 변화 등 요인별로 분석해 본 결과 수출 감소의 주된 원인은 미국의 수입변동보다는 우리 수출 상품의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도 지난 95년과 올 상반기중 각국의 미국내 시장 점유율 현황을 비교, 우리나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95년의 3.3%에서 올 상반기 3.1%로 떨어진 것은 경쟁력 약화에 주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6.1%→7.9%) 멕시코(8.3%→11.3%) 등은 섬유 등 경공업은 물론 가전 등 일부 하이테크 품목에서도 경쟁력을 확보,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가면서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국제 경쟁력 약화가 더 큰 문제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미국의 전체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0.6% 늘었다.
우리나라의 대미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상반기(3.2%)와 같았다면 올 상반기 수출은 1억1천만달러가 늘어야 했다.
하지만 3.1%로 점유율이 하락, 6억9천만달러가 줄어드는 바람에 결국 전체 수출은 5억8천만달러가 감소했다.
수출 침체의 주범으로 꼽히는 반도체는 말레이시아(작년 상반기 12.9%→올 상반기 13.9%) 대만(10.3→11.1%) 등이 미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반면 한국은 15.9%에서 12.3%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중 5억5천만달러가 감소한 컴퓨터 수출 감소분중 4억1천만달러 역시 점유율 하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PC 공급과잉이나 수요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분은 전체 감소액의 28%밖에 되지 않았다.
◇ 산업구조 재편과 규제 완화 필요 =미국 IT경기가 살아나기만을 마냥 기다릴게 아니라 주력 수출상품 구성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승록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센터 소장은 "자본집약적인 산업구조와 조립.가공 위주의 생산방식을 자본재 첨단소재 등의 기술집약적인 산업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메모리 반도체, 대형 자동차, 여객선 호화유람선 등을 생산해 기존의 주력 산업 내에서도 산업 구조를 고도화시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