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과 산업은행은 장장 11개월간 부평공장을 매각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 등을 놓고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벌였다. 협상팀 관계자는 "협상돌입-중단-재개-결렬위기-재협상 등을 되풀하면서 서로의 인내력을 시험받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GM은 지난해 10월 채권단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다음 무려 7개월여만인 올 5월말에서야 인수제안서를 내는 등 느긋한 태도로 일관,정부와 채권단의 애를 태웠다. GM은 당초부터 부평공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협상초기엔 부평공장 처리 문제는 일단 제쳐두고 나머지 자산의 인수방법및 가격,대금 지급방식,신설법인 출자지분 등을 놓고 밀고 당기기를 거듭했다. 신설법인의 지분에 대해 당초 GM은 1백% 모두 자신이 출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채권단은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는 49%까지 요구했었다. 결국 양측은 GM 67%,채권단 33%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MOU 체결을 위한 대체적인 내용은 7월말께 어느정도 합의를 봤다. 그러나 부평공장 처리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평행선을 그었다. 채권단으로선 더이상 협상을 진전시킬 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막다른 길에 봉착한 채권단은 이때 GM측에 협상파기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으론 포드에 다시 인수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말을 언론에 흘리는 등 GM측에 다각적인 압박을 가했다. 이 때문에 8월중순께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 시기가 이번 협상의 최대고비였다고 채권단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나 다행히 9월초 채권단에 "희소식"이 날아왔다. 바로 부평공장이 영업이익을 냈다는 것. 정건용 산은 총재는 21일 국정감사에서 "부평공장이 영업이익을 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GM의 태도가 바뀌어 장기 생산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증언했다. 이때부터 협상은 급진전됐다. 그러던 중 미국의 테러참사가 발생,또 한번 위기를 맞을 뻔 했다. 테러사건으로 GM측은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은 MOU(양해각서)체결을 더이상 끌어봤자 서로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아래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결론을 짓기로 합의했다. 마지막관문이었던 특별소비세 9개월간 유예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면서 이번주초 양측은 MOU체결날짜를 21일로 결정키로 최종합의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