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와 16개 유럽국가들은 20일 미국의 대(對) 테러 전쟁에 대한 지원을 선언했다.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이날 사우디 아라비아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을 지원하겠다고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에게 다짐했다. 유럽국가들은 공항 경비 강화와 아울러 국경통제ㆍ수출통제 강화를 다짐하면서 테러조직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부인했다. 방미중인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이날 부시 행정부 각료들과 만난 자리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함께 연합전선을 구축해 긴밀한 파트너십을 펴나가기로 합의했다. EU 대표단과 미국 각료들은 이날 회의후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국제 테러리즘을 제거하기 위해, 그 지도자와 하수인들과 조직망을 제거하기위해, 포괄적이고도 조직적이며 지속적인 노력을 펼 것"이라고 발표했다. EU 대표단은 현재 EU 의장국인벨기에의 루이 미셸 외무장관, 크리스 패튼 EU 대외문제 담당 집행위원, 그리고 하비에르 솔라나 EU 대외정책 담당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미 지원을 선언한 EU 회원국들중 특히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자국 군사기지들을 미국이 사용하도록 허용했다. 스페인은 세비야 인근 모론의 한 군사기지와 로타항(港)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측 사용허가 요청을 수락했으며, 포르투갈은 대서양 중동부의 아조레스 군도에 있는 군사기지의 사용을 미국에 허용했다. 아조레스 군사기지는 미국 항공기들의 재급유 기착지로서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한편 러시아와 프랑스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가 테러와 싸우기위한 전세계적 노력을 조정하는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크렘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테러응징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이 두 사람은 "모든 국제조직들, 이중에서 특히 유엔과 유엔 안보리가 우선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에) 개입해야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지도자들이 대미(對美) 지원의사를 표명한 나라들중 특히 파키스탄에서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이 나라에서는 21일 반미 데모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이다. 만약 미국이 지난 11일의 대미 테러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군사행동을 취할 경우, 불과 소수의 나라들만이 미국과 나란히 싸우도록 요청받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 미국 고위관리가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관리는 또 다른 나라들은 다양한 반(反) 테러 역할을 맡게될 것이며, 이같은 역할중 일부는 배후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APㆍAFPㆍdpa=연합뉴스) h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