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개인기냐, 부천 SK의 조직력이냐. 팀당 전체 27경기 중 7경기만을 남겨 둔 2001 프로축구 POSCO K-리그에서 최근 3연승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수원과 감독교체 이후 8경기 무패(4승4무)행진을 하고 있는 부천이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정면충돌한다. 안양, 성남, 부산과 숨막히는 선두다툼을 하고 있는 수원과 상위권도약의 문턱에 선 부천의 대결은 수원의 개인기와 부천의 조직력간의 승부로 펼쳐질 전망이다. 고종수, 김진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힘겨운 레이스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으며 최근 3연승한 수원의 힘은 단연 선수 개개인의 탁월한 개인기다. 특히 공격수들의 출중한 개인기는 수원이 아시안슈퍼컵의 피로와 중앙라인을 담당하던 두 선수의 공백을 새 인물로 채우며 생긴 조직력 약화를 극복, 최다득점(31골)으로 선두에 나선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 힘과 유연성을 겸비한데다 찬스에서의 결정력까지 갖춘 산드로,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싱이 장점인 루마니아 출신 플레이메이커 루츠는 부천 수비진이 잠시도 놓아줄 수 없는 위험인물들이다. 또 최근 번번이 해결사 역할을 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오른쪽 날개 서정원의 스피드와 왼쪽날개 데니스의 돌파력은 부천 수비진을 유린할 수 있는 수원의 `창'이다. 이에 맞설 부천은 최전방의 곽경근이 허벅지부상으로 결장이 예상되는데다 `해결사' 이원식마저 정규리그 2득점에 그치는 등 최근 부진에 빠져 선수 개개인의 면면은 수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뛰어난 미드필드 조직력에 승부를 건다. 4-3-3전형의 부천은 신인 윤원철과 이상윤, 윤정춘이 나설 공격진의 파괴력은 떨어지지만 김기동, 남기일 등이 버틴 미드필드진의 짧고 정확한 패스를 앞세워 수원의 수비진을 흔들겠다는 각오다. 최윤겸 부천감독은 국가대표 이을용이 무릎부상을 입어 걱정이지만 팀내 득점선두 남기일(6골)이 언제든 한 방을 가동할 수 있는데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임생이 리더가 없었던 수비진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만큼 충분히 해볼만한 승부라고 말한다. 최감독은 수원의 공격력이 최강이지만 수비에 치중하는 대신 미드필드에서 수원공격의 예봉을 꺾는 한편 조직력을 앞세운 부천특유의 공격축구로 맞불작전을 펼 계획이다. 수원과 부천의 2001 K-리그 상대전적도 1승1패로 팽팽한 호각세. 한편 선두권의 나머지 3개 팀은 이번 주말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지는 상대들과의 원정경기에서 승점챙기기에 나선다. 수원과 승점차 없이 2위에 자리한 안양은 8위 울산과 맞붙고 3위 성남과 4위 부산은 선두경쟁에서 한발 밀려난 5위 포항과 최하위 전북을 상대로 각각 원정경기를갖는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