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테러참사 9일째인 20일 국민들에게 한 연설은 테러조직은 물론 테러범들을 숨겨주고 보호하는 국가나 지역에 대한 분명한 선전포고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미국 편에 서지 않는 어떤 국가나 지역도 테러범과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이같은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부시는 '60여개국에 수천명의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열거하며 전세계를 향해 대(對)테러전쟁에 함께 할 것을 외쳤다. 그의 테러척결 의지는 강력했다. 그는 니치즘과 전체주의등이 멸망의 길을 걸었다고 언급하며 테러범들도 똑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국민들은 TV를 통해 생생한 전쟁장면을 볼 수 있고 비밀작전이 수행되는 것을 알 수도 있을 것"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한 테러척결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인 보복대상으로 다시 한번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을 겨냥했다. 아프간 성직자들은 이에앞서 탈레반 정권에 대해 오사마 빈 라덴이 자발적으로 아프간을 떠나도록 요구하라고 권고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미국이 공격하면 지하드(성스러운 전쟁)를 벌일 것이라는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연설은 이에 대해 강력 경고하는 최후통첩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무한 정의'라는 작전 이름으로 공군전력을 중동지역에 증강배치한데 이어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육군 병력도 재배치하는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관련,미국이 공군전력을 강화해 확실히 제공권을 확보한 뒤 특수부대 투입 등 지상전을 펼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보도했다. 지난 19일 미국 항공모함 USS루스벨트가 걸프해역으로 발진한데 이어 21일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모항인 일본의 요코스카 기지를 출항,인도양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경제및 금융전쟁,정보전쟁등 다양한 형태를 통해 미국의 모든 자원을 활용,테러조직들의 네트워크를 박멸하는 길고 힘든 전쟁이라고 설명했다. 폴 오닐 재무장관은 이날 테러자금계좌 폐쇄에 착수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과 뉴욕시 재건 등도 다짐했다. 미백악관과 의회는 이날 1백50억달러의 항공산업지원안에 합의했다. 이와관련,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날 시설복구 및 경기부양을 위해 미 정부와 의회가 1천8백억달러 이상의 세금감면과 재정지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의 이날 연설로 테러전쟁은 실행으로 옮겨가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