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21일 "우리 정부관료들은 어떤 때는 시장에 맡긴다고 하고 어떤 때는 시장에 개입한다고 해 시장의 불확실성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경제팀의 전면 쇄신을 주문했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서울공대 최고산업전략과정 총동창회 주최 조찬 세미나에서 '한국 경제의 진단과 처방'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하고 개혁 추진세력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는 경기부양보다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있고 또 그런 일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있는 데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공무원 출신만으로는 절대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고 장관도 공무원으로 커오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개혁적인 인사 한 두명을 정부 요직에 앉힌다고 해서 개혁 주체세력이 형성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재벌이나 금융회사에 발목잡히지 않을 인물들을 '대거' 등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정 교수는 "모든 은행을 '클린 뱅크'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은행 통합이나 지주회사 설립 등의 방법보다는 명확한 기준에 따라 가망없는 금융회사를 과감히 퇴출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