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9일 특수부대와 항공모함을 아프가니스탄 인근에 배치하면서 야심차게 붙였던 작전명 '무한 정의(Infinite Justice)'가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바뀔 운명에 처해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이슬람 성직자들이 작전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는 질문에 "미국은 듣는 사람들에게 오해할 수 있는 소지를 남기고 싶지 않다"고 밝혀 작전명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전명은 종교나 언어에 따라 해석이 달라 이슬람권에서는 이것을 '무한 정의'로 해석하지 않고 '절대적 정의(Ultimate Justice)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이슬람권에서는 "절대적 정의는 오직 신만이 행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신의 영역 침범'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미국의 입장에서도 작전명 '무한 정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자칫하면 테러리스트 제거를 위한 제한전쟁이 서구와 아랍권의 '끝없는 문명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