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테러참사 여파로 세계경제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 미국경제는 테러여파로 이미 침체상태에 빠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G7(선진7개국)국가들의 올 경제성장률은 1%를 넘지 못할 것으로 지적됐다. 신흥국가들도 수출·투자감소로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미 경제가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G7 올성장률 급락=미국의 유력한 금융부문 연구기관인 국제금융연구원(IIF)은 20일 배포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테러참사로 선진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G7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2%에서 올해는 0.8%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미국 연쇄테러 사건으로 이미 취약한 상태에 있었던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됐다"며 "특히 세계의 유수 금융기관들이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의 신흥시장투자 급감=국제금융연구원은 미국의 테러참사여파로 올해 신흥시장에 대한 선진국들의 직·간접투자가 지난해보다 1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선진국 경기부진으로 한국의 수출이 아시아국가중에서 가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IIF가 테러충격을 반영,선진국 민간기업및 금융기관들의 투자규모를 추정해 작성한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동향'보고서는 또 올해 선진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신흥개도국의 기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는 등의 형태로 투자하는 규모가 순유입기준 1천2백82억달러로 작년보다 12.5% 줄 것으로 전망했다. ◇'미 경기 현재 침체' 우세=미국의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 미 경기가 침체상태에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기관인 블루칩이코노믹 인디케이터가 미국의 주요 이코노미스트 54명을 상대로 한 조사결과 응답자의 82%인 44명이 '미 경기는 현재 침체상태에 있다'고 대답했다. 이중 절반정도는 테러가 발생한 지난 11일 이전에도 미 경기가 이미 침체에 빠져있었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의 45%는 이번 침체가 1990∼91년보다 덜할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34%는 당시상황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1·4분기에는 미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린스펀의 낙관론=그린스펀 FRB의장도 20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발표한 소견서를 통해 테러가 단기적으로 미 경제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테러충격에도 불구,미 경제는 회복하고 번영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린스펀은 "지난 수십년간 미국 경제는 충격에 대한 복구능력을 점차 키워왔다"며 "규제가 완화된 금융시장,더욱 유연해진 노동시장,정보기술분야의 큰 진보로 인해 충격을 흡수하고 회복하는 능력이 더욱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테러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측면이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신동열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