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공장의 노사문제가 도마위에 오를 때가 가장 어려웠습니다.생산차질로 영업이익이 나지 않으면 부평은 협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종대 대우차 회장은 21일 협상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하면서 협상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회장의 말처럼 부평공장 문제는 대우차 매각의 처음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뜨거운 이슈였다. "부평공장이 포함되지 않으면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겠다"는 그의 말에 협상 자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으로 내몰리기까지 했을 정도다. 어찌됐건 부평공장은 GM의 인수도 아니고 포기도 아닌,대우차 인수주체가 될 신설법인과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차를 생산 공급하는 형태로 일단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물론 지금은 GM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GM이 나중에 인수할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채권단이 마지막 카드로 제시한 '위탁경영'을 GM이 거부한 대목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차량을 대신 개발해주고 판매까지 해주는데 왜 위탁경영을 거부했을까. 부평공장의 낡은 시설과 낮은 생산성 문제였을까. 일본 도요타 공장은 부평보다 더 오래됐다는 점과 부평이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별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 답은 GM이 부평공장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영역이 하나밖에 없다는 점을 보면 분명히 드러난다. 그것은 다름아닌 노사문제다. 향후 부평공장의 생존에 노사관계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GM은 최장 6년이라는 시간을 부평의 경영진과 근로자에게 준 것이다. 한마디로 '너희들이 하는 것 봐서 인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것이다. 과거 경영진의 무능과 갈등적 노사관계를 둘러싼 시비는 더이상 변명이나 핑계가 될 수 없다. 공은 이제 부평공장 임직원에게 넘어갔다. 부평은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함으로써 비록 잇속에 밝은 GM이 인수하지 않더라도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김용준 산업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