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테러사태로 한때 중단됐던 항공화물 운송이 정상화됐지만 통관검사가 크게 강화됨에 따라 운송지연으로 수출업체와 배송회사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검문검색 강화는 항공화물뿐만 아니라 해상과 육로를 통한 운송도 마찬가지다. 화물량도 테러이전보다 10%가량 줄어들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초부터 운항이 재개된 뒤 항공사와 공항에선 테러방지를 위해 항공화물에 대해 엄격한 화물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우선 항공사들은 화물에 대한 엑스레이 검사를 대폭 강화했다. 엑스레이 검사를 못할 경우 24시간이상 창고에서 화물을 보관한 뒤에야 항공기적재를 허용하고 있다. 시한폭탄의 작동시간이 최대 24시간이라 이 시간이 지나야 화물의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업계에선 이를 쿨링 피리어드(Cooling Period)라고 부른다. 이같은 조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를 비롯해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 루프트한자 JAL 아나항공등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요구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세관작업도 까다로워졌다. 세관은 수출면장을 발행하지 않고 인보이스(송장)에 통관날인을 받는 형태의 "간이면허"대상화물에 대해서도 실물검사를 강화했다. 이에따라 공항에 오후에 도착한 간이면허 대상화물은 실물검사에 응하다보면 다음날 오전이 돼야 발송이 가능하다. 통관절차가 복잡해짐에 따라 수출화물을 배송하는 기업입장에선 시간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페덱스코리아 관계자는 "운송은 정상화됐지만 유럽의 경우 보안검색이 강화되면서 반나절에서 하루정도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러여파로 경기가 움츠러들면서 배송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DHL코리아 추동화상무는 "테러사태 이전보다 운송물량이 10%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TNT익스프레스도 "테러이후 물량이 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항공뿐만 아니라 육로와 해상운송도 테러방지를 위한 검문검색이 강화되면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관세청은 최고의 경계수준인 레벨1 경보를 발효했다. 이에따라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통과시 검문검색이 강화돼 20분이면 끝나던 통관업무가 15~20시간정도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해안경비대(Coast Guard)의 검문 활동이 강화되면서 해상운송에도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항의 경우 선박입항전에 해안경비대가 검색작업을 먼저 실시한다. 이에따라 오전 8시 하적예정인 화물이 오후 5시가 돼야 하적되는 형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테러사건 수사와 응징이 이뤄져 상황이 종료되도 예전보다 엄격한 통관과 보안조치가 시행될 것"이라며 "고객과의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클레임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상원에는 통관시 보안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상정됐고 교통부와 연방항공청(FAA)도 안전조치를 강화할 태세다. 한국물류협회 신유균 전무는 "물동량은 실물경제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테러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