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지난달부터 굳어져 있던 1,280∼1,300원 박스권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 달러/원 환율이 1,310원을 위협하는 급등세를 띠자 이를 적극 반영한 움직임이 개장초 강하게 일어났다. 달러/엔 환율과는 결별선언에 가까운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고 네고물량의 적극적인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아래쪽을 단단하게 받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후에는 1,305원으로 저점을 높인 수준에서 추가 상승을 꾀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7.90원 오른 1,307.9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개장초 지난 7월 25일 장중 1,310.4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308원까지 다다른 환율은 일부 대기업의 네고물량과 당국 개입경계감으로 추가 상승은 일단 멈춘 채 신중한 방향 탐색중이다. 지난 금요일보다 3원 높은 1,303원으로 한 주를 연 환율은 단숨에 가파른 오름세를 띠며 9시 56분경 1,308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주 말 NDF환율이 미국계 투자은행(IB)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크게 몰리면서 급등 장세를 연출, 한때 1,312.50원을 기록한 끝에 1,308/1,311원에 마감한 파장이 이어졌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307원선에서 수급 공방을 벌이면서 옆걸음질 쳤다. 환율이 개장초부터 급등한 탓에 당국의 시장 개입과 네고물량 출회 가능성이 높아져 추격 매수에 나서기엔 걸리고 그렇다고 근거없이 매도에 나서기도 어려운 딜레마 상태. 최근까지 달러/원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달러/엔 환율은 질긴 끈을 끊고 각자의 길을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달러/엔은 낮 12시 현재 116.43엔이다. 도쿄 외환시장이 추분절로 인해 휴장인 가운데 기타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지난주 뉴욕장보다 소폭 내림세를 띠고 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부터 매수쪽에 치중하고 있으나 강하지는 않다. 지난주 말 미국계 투자?므?IB)가 1억달러 가량의 강한 매수세로 환율을 끌어올렸으며 주식순매도분에 대한 헤지매수세로 추정되고 있다. 업체들은 네고물량과 결제수요가 뒤섞여 있으나 매도시점을 다소 뒤로 늦춘 감이 있어 환율이 쉽사리 아래쪽으로 내려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시중포지션은 균형상태이거나 약간 남는 수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주식 팔자'에 치중하면서 낮 12시 현재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327억원, 1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지난주에 이어 6영업일째 주식 팔자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참가자들에게 환율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중. 주가는 탄력성없는 강보합세를 연출하며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위쪽에서는 네고물량이 나왔고 아래에서는 역외세력과 주식순매도분 역송금수요, 결제수요가 어우러져 균형을 이뤘다"며 "분위기는 여전히 강보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 국책은행 매도세가 있을 지 모르나 거래는 1,305∼1,31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네고가 얼마나 나와주느냐가 관건"이라며 "포지션은 균형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역외에서 매수세가 나와주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오후 거래범위를 1,305∼1,309원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