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세계에선 6개월에 한번 정도는 대박이 터진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벌어진 한화증권 제7회 사이버수익률 게임 대회에서 2천41.45%의 경이적인 수익률로 우승을 차지한 정경훈씨(38)는 24일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씨는 미국 테러사태 전날 KOSPI200이 66∼69이던 상황에서 지수 52와 55에 풋옵션매수를 걸어놓고 다음날 지수가 12%나 급락한데 힘입어 단숨에 1백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씨 말대로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인 것만은 아니다. 그는 옵션투자에 관해 나름대로 체계적인 시황관을 고수했고 이것이 성공의 요인이 됐다. 정씨는 "이번 테러사태를 예측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이 이상스럽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10% 정도 거품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투자자세가 성공투자의 요체였다는 자평이다. 그는 수익률 게임이 시작된 후인 지난 8월말 지나치게 장세를 나쁘게 봐 옵션투자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었다고 한다. 의정부 모병원에 의사로 종사하고 있는 정씨는 1997년부터 '재미 삼아'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다 IMF 사태로 1억1천만원 정도 손실을 입어 99년부터는 8천여만원의 학습비용을 들여 옵션투자에 전념했다. 그는 결국 2년여만에 '대박'을 터뜨려 격언을 입증시켰다. 정씨는 "개인투자자에게 옵션은 다가가기 어려운 투자기법이지만 증거금도 낮아진 상황에서 통계적으로 봤을 때는 수익률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투자"라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