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G&G그룹 이용호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삼애인더스(옛 삼애실업)가 '편법발행'한 해외 전환사채(CB)를 5% 이상 매매하고도 이를 감독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산업은행이 해외CB의 국내 유통에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4일 검찰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삼애인더스가 지난해 10월말 해외 투자기관 2곳에 넘긴 9백만달러의 해외CB를 1주일께 후인 11월2일 및 11월15일에 전량 매입한 뒤 곧바로 모두 처분해 매매차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당시 기준으로 12.0%(50만2천8백41주)의 지분변동이 생겼지만 금감원에 이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반 투자자들은 해외CB의 국내 반입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이후 주가하락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현행 증권거래법은 투자자들의 이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상장회사의 CB 등을 인수해 5%이상 대주주가 된 기관투자가에 대해서는 지분변동이 있은 다음달 10일까지 변동사항 일체를 금감원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자금관리실의 성태홍 부장은 "해외CB 매입후 곧바로 처분해 월말기준으로 지분율이 제로(0)가 됐기 때문에 신고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성 부장은 또 "삼애인더스의 해외CB를 외국 증권사로부터 매입하고 이를 다시 국내 증권사에 팔아 매매차익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정상적인 투자업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월말 보유주식 잔고가 0주이더라도 신고의무가 있다"며 "위반시 고의성 여부에 따라 주의 또는 경고조치가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산업은행 정도의 대형 기관투자가가 증권거래법의 가장 기초적인 사실에 대해 숙지하지 못했다는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