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7.20원으로 급등, "당분간 1,303∼1,3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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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장중 2개월중 최고치인 1,308.30원까지 오르는 등 월말 장세를 앞둔 주초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 달러/원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서며 개장 초부터 환율을 상승으로 유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밤새 NDF시장 동향을 지켜보면서 이동거리를 결정하되 물량 공급의사에 따라 현재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급등 확률은 크지 않은 상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7.20원 오른 1,307.20원에 마감했다. 개장초부터 환율 상승 요인을 대거 반영해 급등한 뒤 오전장에서는 1,307원선에, 오후장에선 1,306원선을 주무대로 하는 등 장중 진폭은 크지 않았다.
장중 달러매수(롱)마인드는 유지됐으나 업체들이 보유물량 처분의사가 있어 물량압박은 다소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을 통한 매도세가 다소 있었으나 정책적인 의도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추가 급등 가능성은 희박 = 환율이 지난달부터 굳어져 있던 1,280∼1,300원 박스권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그러나 높아진 환율 수준으로 인해 물량부담은 다소 느끼고 있는 상황. 이전에 1,300원 이상에서 매도기회를 놓친 업체들도 이정도 수준이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 달러되사기(숏커버)와 네고공급이 환율이동폭을 거의 2원 수준에서 봉쇄했다"며 "당분간 1,303∼1,31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며 전 고점인 1,314.50원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스닥선물이 반등해 뉴욕 증시가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업체도 지금 레벨에서 보유물량을 팔기에 적절한 시점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1,300원대가 안착되는 분위기며 NDF시장에서 어떻게 될 지가 관건"이라며 "시장포지션이 부족한 감이 있었으나 네고물량으로 부족분이 채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롱마인드가 쉽게 사그러들 것 같진 않으며 1,307.50원 이상에서는 물량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여 내일은 1,303∼1,308원에서 등락할 것 같다"며 "주로 1,305원내외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환율 상승 요인 우세 = 지난주 말 NDF환율의 급등외에도 환율을 끌어올릴 요인이 우세했다. 월말과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최근의 시장분위기를 감안한다면 네고물량이 쉽게 나오지 않으리란 예상이 우세했다.
급등에 따른 정책적 매도세나 시장 개입외에는 환율 상승을 저지할 만한 요인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주식순매도에 나서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역외세력은 개장초부터 매수쪽에 치중했으나 강하지는 않았다. 지난주 말 미국계 투자은행(IB)이 1억달러 가량의 강한 매수세로 NDF환율을 끌어올렸으며 주식순매도분에 대한 헤지매수세로 추정되고 있다.
업체들은 네고물량과 결제수요를 혼재했다. 환율이 급등하자 매도시점을 다소 뒤로 늦춘 감이 있으나 1,307∼1,308원 언저리에서는 물량을 내놓았다. 현대차가 네고물량을 평소보다 많이 출회한데다 해태제과의 외국인직접투자자금(FDI)공급설이 한때 환율을 끌어내렸다. 반면 1,305∼1,306원 수준에서는 매수세가 대기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달러/원에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각자의 길을 거닐었다.
달러/엔은 도쿄 외환시장이 추분절로 인해 휴장한 가운데 다른 시장에서 소폭 내림세였다. 지난주 말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의 개입 여파로 소폭 올라 116.61엔에 마감했으며 이날 9월 반기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의 해외자산 본국 송환을 위한 엔화 수요가 이어졌다.
달러/엔은 그러나 런던장에서 오름세로 돌아서 오후 4시 56분 현재 116.72엔을 가리키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시장 개입을 지난주에 이어 계속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엔 환율 하락은 막힐 가능성이 크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3원 높은 1,303원으로 한 주를 연 환율은 단숨에 가파른 오름세를 띠며 9시 56분경 1,308원까지 올랐다. 지난주 말 NDF환율이 미국계 투자은행(IB)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크게 몰리면서 급등 장세를 연출, 한때 1,312.50원을 기록한 끝에 1,308/1,311원에 마감한 파장이 이어졌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307원선에서 수급 공방을 벌이면서 옆걸음질 쳤다. 환율이 개장초부터 급등하자 당국의 시장 개입과 네고물량 출회 가능성이 높아져 추격 매수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시장불안감으로 매도에 나서기도 어려웠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307.7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307.60∼1,307.80원 범위에서 등락했다. 매수세가 나오면서 환율은 오전중 고점을 경신하며 1,308.30원까지 올랐으나 차츰 물량 공급과 외국인직접투자자금(FDI) 얘기가 나오면서 서서히 밀려 4시 7분경 1,305.90원까지 오름폭을 줄인 뒤 막판 불안심리 확산으로 1,307원선으로 되튀었다.
장중 고점은 1,308.30원, 저점은 개장가인 1,303원으로 변동폭은 5.3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지난주에 이어 6영업일째 주식순매도에 나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18억원, 16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날도 작지 않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함에 따라 이날 뉴욕 증시의 향방에 따르겠지만 NDF시장에서 헷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4,1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4,88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4,880만달러, 3억7,610만달러가 거래됐다. 25일 기준환율은 1,307.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