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3박자' 맞춰라 .. '벤처 투자 빙하기' 생존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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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들이 극심한 '돈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일부 벤처기업인들은 현재의 상황을 '벤처투자의 빙하기'라고 묘사하기도 한다.
그래서 벤처기업중 30% 이상의 기업이 매물로 나와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절망은 없는 법.
어려운 와중에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는 회사들이 있다.
돈줄에 씨가 말랐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벤처캐피털의 투자활동은 죽지 않았다.
편광(polarization)측정 기술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인 도남시스템(대표 고연완)은 요즘 같은 여건에선 감히 상상도 못할 금액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받았다.
인터베스트(50억원)와 우리기술투자(34억원)에서 무려 84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
이처럼 가치있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려는 벤처캐피털들의 노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문제는 벤처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투자를 잘 받을 수 있느냐이다.
벤처기업인들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벤처캐피털들의 투자잣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국제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벤처 거품이 존재하던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시장에서만 통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도 투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엔 그런 기술력으로는 엄두도 못낸다.
우충희 인터베스트 이사는 "정보통신 혁명의 시대이기 때문에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기술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확장성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것은 그만큼 큰 시장규모를 갖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벤처캐피털들은 그 회사의 기술력을 평가할 때 기술인력 보유현황 핵심인력 이탈 가능성 개발지속 가능성 기술응용분야 대체 가능한 신기술의 출현 가능성 등도 따진다.
경영진의 자질과 네트워크를 중요시한다 =기업인이 사업을 하다보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도 있다.
또 반대로 갑작스럽게 사업이 잘 풀릴 때도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경영진의 능력과 수완이 잘 검증된다는게 벤처캐피털들의 생각이다.
허창문 기은캐피탈 투자부장은 "하나의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하다보면 일이 잘못될 수도 있는데 이 때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마케팅이 중요하므로 그동안 네트워크 구축을 어떻게 했느냐도 투자결정시 중요한 잣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재미 벤처기업가인 윤여걸씨(와이즈넛 최고기술책임자)는 "미국의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전체 평가항목중 최고경영자와 창업자에 대한 비중을 40%로 볼 정도"라며 "벤처기업에선 기업가정신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강조했다.
흐름을 좇아가는 수익성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 =코스닥 등록을 노리는 기업의 경우 종전까지만 해도 수익이 다소 작게 나더라도 성장성 측면에서 평가받곤 했는데 요즘은 수익성 있는 사업인지 아닌지를 엄밀하게 검증받는다.
이부호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자본금 만큼 이익을 내는 기업이어야만 일단 투자대상에 오른다"며 "요즘엔 액면가의 5~6배수 투자도 높다는 분위기가 벤처캐피털리스트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투자트렌드가 급속히 바뀌고 있어 통신장비 등 IT(정보통신)산업 인프라와 관련한 업체에 대한 투자는 끝났다는게 벤처캐피털업계의 기류다.
요즘은 BT(바이오테크) 쪽에 관심을 갖는 벤처캐피털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BT도 IT와 결합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