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전강후약'을 나타내며 10포인트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어렵게 회복한 50선을 다시 내줬다. 25일 증시는 뉴욕 증시 강세를 받아 상승 출발한 뒤 기관이 억제됐던 보유 물량을 쏟아내고 파키스탄 국경 지역 교전설이 돌면서 급락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06포인트, 2.09% 낮은 472.13을 가리켰고 코스닥지수는 1.38포인트, 2.76% 빠진 48.6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합지수는 월요일 뉴욕 증시가 재개장 후 엿새만에 상승했다는 소식으로 가볍게 490선을 넘어서 출발했다. 이후 뉴욕 강세가 기술적 반등 수준이라는 평가 속에 국내 증시가 전날 한 발 앞서 반영했다는 인식이 확산, 500선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상승폭을 덜어냈다. 또 증권업협회가 기관 순매수 결의를 해제하고 자율적인 매도자제를 당부하면서 기관이 더 이상 지수 방어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우려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아울러 나스닥선물이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화요일 테러로 인한 소비심리 급랭이 반영된 9월 소비자신뢰지수와 적자가 예상되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발표를 앞두고 다시 뉴욕 증시에 앞서 반응하려는 듯 매도세가 이어졌다. 장후반에는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서 미군과 아피가니스탄군이 교전을 벌였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 심리가 가중, 47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음식료 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향 곡선을 그렸고 전기전자, 건설, 운수창고, 종금업종 내림폭이 컸다. 전날 반등을 주도했던 통신, 증권주도 차익 매물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강세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3.38% 급락한 것을 비롯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등 반도체 관련주 낙폭이 컸다. 최근 단단한 오름세를 보이며 지수를 방어하던 통신주는 단기 급등에 따른 체력 저하를 드러내며 조정받는 모습을 보였다. SK텔레콤과 한국통신공사가 각각 1.11%, 3.14% 하락했고 KTF, 하나로통신, LG텔레콤 등 대부분 통신주가 반락했다. 안철수연구소가 등록 후 처음으로 하한가를 맞은 것을 비롯, 장미디어, 싸이버텍, 퓨쳐시스템 등 보안주가 급락했고,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 낙폭이 컸다. 뉴욕에서 정부의 지원방안으로 항공주가 급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등락이 갈렸다. 아시아나항공은 3% 이상 상승했으나 대항항공은 반락했다. 백광소재, 오양수산, 하림, 마니커 등 전날 초강세를 나타냈던 광우병 수혜주는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하루천하'를 마감했다. 투자주체별로는 기관 매도의 독무대가 연출됐다. 기관은 '족쇄'가 풀린 것을 만끽하듯 매도에 치중하면서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735억원, 45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변함없는 개별 종목에 대한 애정을 과시, 엿새째 매수 기조를 이으며 263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코스닥에서는 3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뉴욕 증시에 연동된 매매 패턴을 보이며 이레만에 매수우위로 전환,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378억원, 67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선물 시장베이시스가 9일째 백워데이션을 지속한 데다 기관이 비차익 거래에 비중을 두면서 프로그램 매매는 매도가 매수를 압도, 지수관련 대형주에 부담을 줬다. 프로그램 매도는 708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164억원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기술적 반등이 마무리되면서 500선에 대한 저항력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의 공습이 본격적으로 이전 되기전까지는 경기문제로 관심이 이전되며 500을 박스권 상단부로하는 바닥찾기 과정이 진행되리란 견해가 우세하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뉴욕 증시 강세가 선반영된 가운데 기관 순매수 해제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뒤 나스닥선물 하락, 미국과 아프칸 충돌 소식 등으로 낙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나 팀장은 "미국의 공습이 시작되면 단기 충격은 피할 수 없겠으나 총성이 울리는 시기를 매수시기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기 문제와 얽혀있는 만큼 내수관련주나 은행, 건설 등 대중주에 저가매수 기회를 포착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 추세가 심리 압박으로 눌리면서 약세로 돌아섰다"며 "미국 공습이 시작되면 막연한 전쟁 불안감은 사라지겠으나 전쟁 확산 우려가 재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등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화요일 예정된 9월 소비자신뢰지수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