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키코 일본 외상이 '테러정국'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 테러발생 이후 일본 정부가 연일 대책회의를 열고 있지만 다나카 외상은 '보고라인'에서 철저히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외무성 간부들은 테러와 관련된 핵심사항을 곧바로 총리실에 보고하고 있다. "테러사건에 대한 중요한 정보는 다나카 외상을 거치지 말고 나에게 직접 보고하라"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지시 때문이다. 한때 총리 후보감 1순위로 꼽혔던 다나카 외상의 왕따 원인은 그의 '가벼운 입'. 그는 테러발생 다음날인 12일 취재진에게 극비사항인 미 국무부 직원들의 임시 거처를 상세히 설명했다. 백악관 동정도 '친절하게' 덧붙였다. 당연히 부시 행정부는 강한 불쾌감을 일본측에 전달했다.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다나카 외상에게 엄중한 경고를 내리고 외무성 차관에게는 "테러관련 핵심정보를 외상에게 보고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민감한 시기에 다나카의 가벼운 입이 미·일관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판단,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