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의 명문 하버드대가 대(對)미 동시다발 테러의 제1용의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가족들이 대학측에 내놓은 기부금을 놓고 또다시 난처한 처지에 몰렸다. 하버드대가 위치한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시의회에서는 '눈총' 차원을 넘어 빈 라덴가로부터 받은 5백만달러를 테러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한 성금으로 내놓으라는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지난 24일 8대1로 가결된 이 결의안은 하버드측이 받은 돈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자금과 같은 재원에서 나온 것인 만큼 '오염된' 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버드대 당국은 그러나 빈 라덴가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2백만달러에 불과하며 오사마 빈 라덴과의 테러 활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시의회측의 결의안을 일축하고 있다. 또 대학 당국이 테러 사태 희생자들의 자녀·배우자 교육에 이미 1백만달러의 성금을 약정해 놓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테러와 관련된 부분이 확인된다면 즉각 빈 라덴가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