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유.무선 통합포털 '네이트닷컴'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단순한 포털이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SK그룹 계열사의 각종 사업을 인터넷으로 묶어내는 대표 창구이자 브랜드여서 관련 업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와 유선포털업체들도 유.무선 통합서비스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초대형 유.무선 통합포털이 등장하는 것이어서 국내 인터넷 업계에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대 지각변동이 올해말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 왜 통합하나 =SK텔레콤은 유선인터넷 포털과 무선인터넷 포털은 결국 '한몸'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그 중심축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무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무선인터넷사업부문장(상무)은 "무선인터넷만 고집해서는 안되고 유.무선을 아우르는 통합모델을 선보여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PC통신인 '넷츠고'로는 경쟁력을 살리기 힘들고 SK신세기통신의 아이터치는 엔탑으로 사실상 통합된 셈이어서 더이상 통합서비스를 미룰 수 없게 된 측면이 있다. ◇ SK그룹의 핵심전략 =SK그룹은 산업이 발전하다 보면 궁극적으로 기업의 핵심 역량은 브랜드 이미지와 마케팅 능력에서 나온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품 생산을 비롯한 기업활동의 상당 부분을 아웃소싱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마케팅 능력만 뛰어나면 어떤 사업에 진출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초대형 포털인 '네이트닷컴'을 만든 것도 이같은 경영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우선 '네이트닷컴'은 SK계열사의 각종 사업을 M커머스(무선 전자상거래)로 묶어내는데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이동통신뿐 아니라 정유 제약 보험 카드(모네타카드) 전자결제 등 그룹의 사업을 네이트닷컴을 통해 사이버 상에서 전개할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마케팅과 유통부문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트닷컴'이 초대형 포털로서 안착될 경우 SK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의 각종 마케팅활동과 전자상거래 등을 맡을 수 있어 영향력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무선인터넷 부문 매출이 1천3백억원(전체 매출 5조7천억원)에 지나지 않았으나 앞으로 총 매출의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무선인터넷 사업부문에서만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 포털업계 등에 미치는 영향 =SK의 최종 목표는 유.무선 인터넷포털업계를 평정하는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속성중 하나인 '1등이 시장을 모두 장악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SK는 기존 포털업체를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했으나 경영권 문제 등으로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기존 유선포털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인수를 타진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네이트닷컴은 넷츠고(회원 2백30만명) 엔탑(5백만명) 아이터치(1백20만명) 오케이캐쉬백(3백만명)의 기존 회원을 그대로 넘겨받아 1천1백50만명을 웃도는 가입자를 갖게 된다. 한순간에 인터넷포털 업계 선두그룹에 진입하는 셈이다. 따라서 기존 유선포털 업체들이 네이트닷컴의 파괴력을 인지하게 되면 SK텔레콤의 인수 제의를 다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유선 포털들도 무선망을 더 빨리 개방하라고 주장하고 이를 통해 유.무선 연계서비스 실시를 시도할 것이지만 막대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앞세운 '네이트닷컴'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아무튼 '유.무선 통합'이란 화두가 올해말부터 인터넷 업계에 인수합병과 합종연횡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