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학 사장의 첫 인상은 딱딱한 편이다. "외모가 서비스업종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자 "서비스업종 직원들은 외유내강하지만 리더는 외강내유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명한 어머니는 아이가 땀띠가 나기 전에 시원한 옷을 갈아 입히고 울기 전에 젖을 미리 준다"며 리더가 갖춰야 할 최대 덕목으로 '솔선수범'을 꼽았다. 허 사장은 해마다 새해 첫날 아침 에버랜드 전체 간부들을 이끌고 관악산에 오른다. 정상에서 다 함께 '선구자'를 부르며 새해 결의를 다진 뒤 목욕탕에서 미팅을 가진다. 앞서가기 위해서는 새해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 허 사장의 빈틈없어 보이는 표정은 항상 새로운 일을 몰고 다니는 경영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게 주변의 설명이다. 허 사장 스스로 "나에게는 항상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주어졌다"고 말할 정도로 일복이 많았다. 입사 후 처음으로 맡겨진 프로젝트가 신라호텔 설립이었다. 신라호텔의 기획.건설.개발 등을 도맡아 처리하고 나니 제주신라호텔과 서울신라면세점 건설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때 선수촌과 기자촌의 급식사업과 같은 새로운 프로젝트도 그의 몫이었다. 주어진 도전을 극복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 숙명과도 같아 보이는 대목이다. 허 사장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 때마다 한문공부를 계속할 것을 요구하던 할아버지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도 집 근처인 경상대학교를 나와야 했다. 허 사장은 업무를 일일이 직접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목표달성률 신장률 점유율 등 3가지 지표만을 챙길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