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가위는 날이 맑아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못다 이룬 지난일을 곱씹어 보고,내일의 소원을 달님께 빌어보자.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움직이는 법. 달님이 크고 뚜렷하게 보이는 곳에서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달맞이명소를 소개한다. 강릉 경포대=경포대는 거울처럼 맑다고 해서 이름붙은 경포호를 중심으로 동해의 푸른 바다와 산수화처럼 수려한 대관령이 어울린 경관으로 이름높다. 관동8경 중 첫손가락에 꼽힌다. 강릉사람들은 특히 경포대에서 즐길수 있는 여덟개의 경치를 경포8경으로 꼽으며 빼어난 자연풍광을 노래했다. 경포대에서 보는 해돋이와 낙조,고기잡이배의 야경,초당마을의 밥짓는 연기 등에 더해 달맞이(죽도명월)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경포대에 오른 옛 풍류객들의 눈에는 달이 5개나 되었던가 보다. 하늘에 떠있는 달,출렁이는 호수물결에 춤추는 달,파도에 반사돼 어른거리는 달,정자위에서 기울이는 술잔속의 달,님의 눈동자에 어린 달 등이다. 더이상 바랄것 없다는 듯한 풍류객들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표현이다. 경포호는 겨울철 철새로도 유명하다. 인근에 율곡 이이의 생가인 오죽헌 등의 역사관광 명소도 많다. 초당순두부가 유명하다. 경포도립공원관리사무소 (033)644-2800 부산 달맞이고개=해운대해수욕장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길을 달맞이고개라고 한다. 길이 15번 굽어졌다고 해서 15곡도라고도 부른다. 연인들의 드라이브코스로 알아준다. 오른쪽으로 펼쳐진 바다풍광이 시원하며 해운대의 모습 또한 절경이다. 제일 높은 곳에 해월정과 달맞이동산비가 세워져 있다. 달맞이고개 중에서도 일.월출광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달빛과 어우러진 잔잔한 바다의 경관이 황홀하다. 달맞이고개는 옛날 젊은 남녀의 사랑에 대한 전설로도 알려져 있다. 사냥꾼 총각과 나물캐는 처녀가 사랑을 불태우다가 정월달에 기원하여 부부가 되었다는 것. 젊은 연인들이 정월 대보름만 되면 이곳에서 달을 향해 소망을 비는 이유이다. 고개 입구에서부터 해월정 부근까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카페들이 많이 있다. 부산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51)888-3501 영암 월출산=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월출산을 달맞이 명소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규모가 제일 작은 국립공원이지만 수석전시장을 연상케 할 정도의 바위능선 위로 은은히 빛나는 보름달의 모습이 일품인 곳이다. 신라시대 이후 월나산~월생산~월출산으로 불릴 정도로 달(月)과 관련이 있다. 가수 하춘화씨가 부른 영암아리랑의 노랫말에서도 달을 떠올릴수 있다. 천황사에서 도갑사에 이르는 능선종주코스가 대표적인 산행코스.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지상 1백20m 높이의 구름다리가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정상인 천황봉에서의 전망이 좋다. 종주를 하려면 예닐곱시간은 잡아야해 힘이 들지만 산행의 재미와 성취감이 다른 어느 산행길에 못지 않다. 풍수지리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왕인박사 유적지 등 볼거리도 많다. 세발낙지구이,짱뚱어탕 등이 영암지역의 별미. 월출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61)473-0520 광주(경기)남한산성=서울에서 가까운 달맞이 명소이다. 특히 정월 대보름의 달맞이행사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석축으로 쌓은 산성의 둘레는 8km 정도. 성내에는 수어장대,숭열전,현절사,침괘정,연무관 등의 역사유적이 있다. 병자호란때 인조가 45일간 피난해 항쟁하다가 후금(청)에 굴복했던 곳이기도 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역사답사코스로 빼놓을수 없다. 남한산성길은 연인들의 드라이브를 겸한 데이트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2시간30분~4시간 걸리는 산행코스를 이용할수도 있다. 산성관리사무소측은 상산곡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벌봉으로 이르는 계곡의 정취와 내.외성을 동시에 둘러보며 성곽을 따라 능선을 타는 맛이 남한산성 산행중 가장 인상에 남을 것이란 설명. 남한산성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31)742-7856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