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극장가에선 한국영화들이 지난 여름시즌의 열기를 얼마나 이어갈까가 관심거리다. 할리우드 영화가 10여편으로 숫적 우세를 보이지만 3편의 한국영화들이 모두 만만치 않은 화제작들이기 때문이다. 스타일리스트로 이름난 김성수 감독의 "무사"가 이달초 일찌감치 스크린을 점유한데 이어 코믹액션 "조폭마누라"와 정통멜로물 "봄날은 간다"가 추석대목을 노리고 관객을 찾아간다. "조폭마누라"는 "친구"의 배급사인 코리아픽쳐스가 전국 1백60개 스크린을 확보해 "친구"에 이어 또 하나의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내놓은 야심작이다. 조폭마누라가 평범한 남편과 함께 벌이는 엽기적 액션이 웃음을 자아낸다. 나름대로 사랑에 관한 통찰을 담은 "봄날은 간다"는 연인 관객들의 발길을 붙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테러 참사 여파로 관객들의 발길이 주춤했던 "무사"도 추석연휴를 "제2의 개봉시기"로 잡고 대대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외국영화로는 지난주말 개봉한 성룡주연의 "러시아워2"가 웃음과 액션을 무기로 인기몰이에 나섰다. 또 캐서린 제타 존스와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아메리칸 스윗하트",슬픈 사랑 이야기인 "스위트노벰버",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 "프린세스 다이어리" 등 로맨틱 코미디 3편도 각축을 벌인다. 다음은 추석연휴기간 주요 상영작들이다. 봄날은 간다 허진호감독의 두번째 영화.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가 살며시 다가오는 슬픈 사랑이야기라면 이 영화에서는 사랑하면서도 헤어지는 남녀를 그리고 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말하는 상우역의 유지태,"헤어져"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은수역의 이영애. 소리녹음을 계기로 만나 소리없이 멀어지는 그들의 관계가 깔끔한 영상위에 정갈하게 펼쳐진다. 봄날(사랑)은 그렇게 가지만 다음해에 또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란 여운을 남긴다. 조폭마누라 폭력조직 부두목의 "깔치"은진(신은경)이 순진한 남자 강수일(박상면)을 남편으로 맞는 이야기를 기둥으로 펼치는 코믹액션. 남자 뺨치게 박력 넘치는 신은경의 액션연기가 볼거리다. 은진은 어린 시절 생이별한 친언니를 수소문 끝에 찾아내지만,위암 말기 환자인 언니는 죽기 전에 은진의 결혼을 보고 싶다고 말한다. 요즘 장안을 휩쓰는 "조폭신드롬"과 "강한 여자" 신드롬을 적절하게 섞었다. 무사 안성기,정우성,주진모,장쯔이 등 호화배역진을 기용한 시대극. "비트""태양은 없다"의 김성수 감독이 연출했다. 광활한 중국 대륙에서 촬영한 노작. 팔,다리가 가차없이 잘리는 전투장면의 사실감이 화면을 압도한다. 특히 숲속전투와 토성전투 장면은 생동감이 뛰어나다는 평. 안성기를 제외한 주연들의 연기가 제자리를 찾지 못했지만 스펙타클에 몰입하면 눈감아줄만 하다. 러시아워2 풍부한 액션에다 코믹을 첨가한 "성룡표" 영화. 몸을 사리지 않는 성룡과 "분위기 파악 못하는" 파트너 크리스 터커의 콤비 연기는 총제작비 9천만달러의 가치를 웃돌만큼 재미있다.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맺음할 정도로 90여분 내내 즐겁다.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 스위트노벰버 커누 리브스와 샤를리즈 테런 주연의 로맨틱 드라마. "11월 한달간 동거하자"는 디버(테런)의 제의를 받은 일중독자 모스(리브스)는 고민에 빠진다. 모스는 출세지향형에서 사랑을 우선하는 인간으로 서서히 바뀐다. 그러나 디버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암운이 드리워진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당신이 한 나라의 공주란 사실을 갑자기 알게 된다면?". 평범한 미국소녀가 어느날 자신이 유럽의 한 소국(小國)의 공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주인공 줄리 앤드류스가 오랜만에 품위있는 여왕으로 분해 팬들을 찾았다. 아메리칸 스윗하트 빌리 크리스털이 각본.주연을 맡은 로맨틱 코미디. 캐서린 제타 존스와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다. 그웬과 에디는 한때 화려한 영화배우 커플이었지만 그웬이 남자배우와 스캔들을 일으키는 바람에 헤어졌다. 하지만 영화사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함께 출연했던 영화 흥행을 위해 재결합하는 것처럼 꾸며야 할 상황이다. 대중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려는 영화사 측의 의도와는 달리 두 사람의 관계는 오히려 악화되고 자꾸 엉뚱한 상황이 생긴다. 분노의 질주 폭주족 젊은이들과 그들틈에 섞인 형사의 기묘한 관계,폭발적인 스피드의 자동차 액션이 전편에 흐른다. 미국에서 개봉 첫주 흥행1위에 올랐다. 무명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자동차의 물신화 풍조"와 "다인종 사회의 징후"(영화의 주인공들은 백인,흑인,아시안,히스패닉계들로 구성됐다)"를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