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對)테러 보복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세계 곳곳에서 지난30일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0...미국 워싱턴에서는 2천500여명이 미국의 대(對)테러 보복공격전에 반대하기위해 지난 29일에 이어 30일 이틀째 반전시위를 벌였다. 세계화 반대 운동가들이 주축을 이룬 시위대는 뉴욕과 워싱턴에서의 테러 이후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합동 연차총회가 연기됨에 따라 시위의 표적을 `세계화반대'에서 `전쟁 반대'로 바꿨다. 시위대는 "살인, 전쟁, 폭력은 이제 그만"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북을 두드리며축제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앞서 29일에는 5천여명의 시위대가 `전쟁 반대, 인종차별주의 반대', `공포가아닌 사랑을' 등이 쓰여진 포스터와 깃발을 흔들며 격렬한 반전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0...네덜란드에서는 5천-7천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지난 30일 수도 암스테르담의담광장에 집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반전단체, 정치단체, 종교단체, 터키인 단체 등 네덜란드내 10여개단체들이 `새로운 전쟁 반대선언'이라는 기치 아래 연합전선을 구축, 조직한 것. 시위대는 암스테르담 주요 쇼핑가인 클라베르스트라트를 오가는 쇼핑객들에게 `전쟁 반대', `이슬람은 적이 아니다', `복수가 아닌 정의를'라는 글귀가 쓰인 팸플릿과 스티커를 배포했다. 시위대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리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그러나 무고한 희생자가 더 발생할 수 있는 군사적 긴장상태의 고조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0...영국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30일 집권 노동당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잉글랜드 남부 해안도시 브라이턴에서 비와 바람이 몰아치는 험상궂은 날씨 속에서 반세계화 및 반전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사소한 몇 건의 충돌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시위 참석자 수는 2천-4천명선이라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경찰은 시위와 관련 7명을 체포했으며, 이중 6명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첩보에 따라 사전 체포됐다고 밝혔다. 시위는 당초 노동당의 사회주의 노선 이탈경향을 비판하고 세계화에 반대하기위해 조직됐으나 시위자들의 반전구호가 득세, 반전시위로 변모했다. 시위대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이라고 외치며, 미국 주도의 동맹국들이 아프가니스탄에 군사공격을 전개할 가능성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암스테르담.브라이턴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