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롱비치에서주류판매점(리커 스토어)을 운영하는 40대 한인 형제가 강도의 총격에 사망하자 주민들의 애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롱비치 경찰국에 따르면 김경선(48)씨와 경민(44)씨는 지난달 28일 저녁 롱비치북부 `단스 리커'에서 2명의 무장 강도로부터 총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권총으로 무장한 강도들은 방탄유리로 밀폐된 계산대 문을 밀치고 들어오려다 경선씨가 저지하자 총격을 가한 뒤 수만 달러의 돈을 털어 달아났으며 마침 가게 안 냉장창고에서 나오다 쓰러져 있는 형을 발견하고 뒤쫓은 경민씨에게도 총을 쐈다. 경찰은 범인들이 도주하면서 떨어뜨린 상당량의 지폐를 수거했다며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거액 현금을 노린 점 등으로 미뤄 업소 사정을 잘 아는 자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80년대 이민온 김씨 형제는 헌팅턴 파크와 퍼모나 등지에서 대형 소매점등을 운영해오다 4년 전 흑인밀집지역인 롱비치 북부로 이주, 수표-현금교환 등을 해주는 리커 스토어를 공동 경영해왔다. 김씨 형제는 주로 흑인 저소득층이 대부분인 손님들에게 외상은 물론 돈이 좀모자라도 물건을 내주고 지역주민 모임에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주민들로부터 신망이두터웠다. 29일 가게 앞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주민 150여 명이 촛불을 들고 나와 김씨 형제의 죽음을 애도했으며 출입문과 벽에는 추모문과 꽃다발, 촛불로 가득찼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