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외환위기 이후 시작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흑자기조는 외부환경의 악화로 적정 경상수지 모형상 예상되는 2003년보다 훨씬 앞서 마감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97년 4.4분기부터 지난 2.4분기까지 계속된 경상수지 흑자기조에 따른 누적흑자액은 867억 달러로 지난 80년∼97년 3.4분기까지의 누적흑자 420억 달러를 2배 이상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장기간 경상수지 흑자누적에 이어 세계경기의 침체, 원화환율의 고평가등으로 경상수지 하락압력이 강하게 발생하고 있어 적정 경상수지모형상 예상되는 균형점이 당초 예상점인 2003년보다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경상수지의 80%를 차지하는 상품수지의 변동을 단가와 물량요인으로 나눠 분석해볼때 99년 3.4분기∼2000년 3.4분기를 제외한 나머지 전 기간 우리나라 수출액 증가는 물량증가에 따른 것으로 교역조건으로 표시되는 수출단가는 내내 악화돼 왔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연구원은 만약 외환위기이후 교역조건이 악화되지 않았다면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흑자 규모는 470억달러나 더 커져야 했다며 교역조건악화에도 불구, 그간 수출증가를 지탱해오던 물량마저 지난 7월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상품수지 악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역시 지난 97년 4.4분기∼99년 3.4분기중 원-달러환율이 균형환율에 비해 9.9%가량 저평가돼 이 기간 630억달러 경상수지흑자의 주원인이 됐으나 지난 99년 4.4분기부터는 평균 5.2% 고평가됐음에도 235억달러의 흑자가 발생, 경상수지 악화압력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향후 경상수지전망에 대해 연구원은 지난 2.4분기까지의 데이터를 이용, 균형점을 찾을 경우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올해 70억달러, 2002년 30억달러 흑자를 기록한 뒤 오는 2003년에 균형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연구원은 이는 지금까지의 세계경제추세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에 가능한 것이라며 테러사태이후 세계경기가 급격히 위축될 경우 균형점 도달기간은 훨씬 짧아지고 적자기조가 조기 도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상수지 적자기조반전시 우리나라의 대외지불능력에 대해 연구원은 실제 대외순채권과 적정대외순채권의 차이를 의미하는 누적초과경상수지가 그간의 누적흑자로 인해 상당기간 `양'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위축에도 불구,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 전종규 책임연구원은 "최근 경상수지 적자반전은 수입증가가 아닌 수출부진이 원인"이라며 "수출부진과 이에 따른 급격한 경상수지악화는 곧 성장정체를 가져오는 만큼, 이를 제어하려면 수출진작과 함께 세계경기회복시까지 내수부양을 통해 성장하락압력을 막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