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갈라파고스 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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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군도는 남미의 에콰도르 해안에서 서쪽으로 1천㎞ 떨어진 동태평양 적도 아래 있는 섬들이다.
1535년 스페인의 베를랑가가 발견했는데 당시 큰 거북이 많이 살아 스페인어로 갈라파고스란 이름을 얻었다.
제일 큰 섬은 이사벨라섬이고 최고봉은 1천4백32m에 달한다.
군도의 고유종인 거북은 1835년 비글호로 이곳을 탐사한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쓰는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해서 유명하다.
1934년 고유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이 섬들중 산타크루스 섬에는 64년 다윈연구소가 개설됐다.
'비글호 항해기'를 보면 다윈은 5주 가까이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거북의 생태를 면밀히 관찰했다.
늙은 수컷이 가장 큰데 6~8명의 장정이 들어올려야 할 정도이며 그것에서 발라낸 고기만도 4백㎏이나 된다.
선인장이나 과야비타라는 산딸기 등을 먹고 살고 놀랄 만큼 많은 양의 물을 마시기 때문에 주민들이 다닐 때 먹을 물이 없으면 이 거북의 방광을 갈라 그곳에 든 약간 쓴 액체로 갈증을 푼다는 얘기도 적었다.
하루에 약 6㎞쯤 이동할 수 있으며 늙은 거북은 대체로 벼랑에 떨어지는 사고로 죽는다.
발정기에 수컷은 크고 거친 소리를 내지만 암컷이나 수컷 모두 완전히 귀머거리다.
10월이면 모래속에 알을 낳고 알의 크기는 둘레가 20㎝나 된다.
고기는 훌륭한 요릿감이며 기름도 유용하게 쓴다고 했다.
다윈은 이 거북이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서 건너왔지만 대륙과의 연결이 단절되면서 달라진 자연환경 탓으로 별도의 길을 따라 진화가 계속됐다고 보았다.
그래서 대륙의 거북과는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 한 쌍을 에콰도르 동물원이 서울대공원에 기증해 왔다는 소식이다.
19세기말 남획으로 거의 멸종되다시피 해 에콰도르 정부가 반출을 금지하고 보호해 왔던 희귀종이다.
이 거북을 보면서 "생물 1종이 멸종하는 것은 지구상에 단 1권 뿐인 책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어느 환경학자의 경고를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연휴 마지막날의 보람있는 교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