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세 확장으로 인한 재정난에 미 테러사태라는 악재까지 겹친 스위스항공이 자사 항공기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 스위스항공은 2일 항공유를 구입할 자금이 부족해 모든 항공기의 운항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파산보호 신청을 낸 스위스항공은 낮 12시30분부터 연료가 공급되지 않자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회사측은 항공기 운항을 지속하려고 은행들과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유회사들은 스위스항공에 항공연료 공급을 끊었으며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은 이.착륙료를 받지 못했다며 이 회사 항공기 2대를 압류했다. 스위스항공은 "현재로선 운항을 언제 재개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운항 중단으로 스위스와 유럽 전역 수천여명의 승객들이 공항에 발이 묶이는 불편을 겪었다. 또 스위스항공 직원 7천3백여명과 수천여명의 관련업체 직원들이 해고 위기에 몰리게 됐으며 국제금융센터를 자부해 왔던 스위스는 자국 국적 항공사의 파산으로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특히 스위스항공에 납품할 항공기를 제작 중인 에어버스는 주문 취소가 예상돼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스위스항공은 파산신청에 앞서 1일 스위스 양대 은행 UBS와 크레디스위스에 자회사 크로스에어의 지분 70%를 2억6천만스위스프랑(1억6천2백만달러)에 매각하고 유럽과 주요 장거리 노선의 취항권도 함께 양도하는 내용의 자구책을 마련해 발표했었다. 스위스항공이 자금 부족으로 이틀 연속 운항중단 상태에 빠지자 3일 모기업인 스위스에어그룹의 주가는 97% 가까이 폭락했다. 스위스항공을 인수할 예정인 크로스에어의 주가는 30% 상승했다. 스위스에어그룹은 독자적인 국제노선망 구축을 위해 벨기에의 사베나항공을 비롯해 경영이 부실한 군소 항공사들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바람에 재정난에 봉착,1백70억스위스프랑(1백6억달러)의 부채를 지게 됐다. 한편 스위스 항공이 49.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베나항공도 3일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