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해외매각 무산 .. 테러손실로 美씨티그룹 협상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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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은 자회사인 외환카드를 미국 씨티은행에 매각키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벌여 왔으나 씨티측이 지난달 28일 매입 포기를 공식 통보해 왔다고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외환카드를 연내에 증권거래소에 상장키로 했다.
외환은행 박진곤 상무는 "씨티그룹측은 최근 뉴욕 테러사태로 소유하고 있던 빌딩이 붕괴되고 보험사업이 타격을 받는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이로 인해 외환카드 매입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신규투자를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이에따라 5일 열릴 외환카드 이사회의 결의를 얻어 증권거래소 상장 승인을 신청키로 했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의 증시 상장을 통해 자본이 크게 늘어나게 돼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50%까지 쌓을 수 있을뿐 아니라 정부와 약속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0% 달성 등 경영개선목표를 맞추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매각이 수포로 돌아감에 따라 올해 당기순이익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은행 경영에 적지 않은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보유지분 51%중 41%를 씨티은행에 주당 3만8천원선에 팔아 6천억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오면 그중 4천1백억원은 매각이익으로 잡아 당기순이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 경우 금년중 1조2천억원의 업무이익이 예상돼 하이닉스 등에 대한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도 당기순이익을 5천억원 이상 거둘 것이라고 밝혀 왔었다.
하지만 외환카드 매각에 따른 이익이 사라져 올해 당기순이익은 2천억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외환카드를 매각해 현금이 들어오면 충당금을 쌓고도 여유있게 경영을 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당초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좀더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외환카드 상장과 관련, 상장직전 신주 7백50만주 정도를 약 2만원의 공모가로 발행할 방침이다.
그러면 외환카드의 자기자본은 현재 2천2백억원에서 3천7백억원으로 늘어나고 그만큼은 외환은행의 자기자본에도 반영된다.
때문에 외환은행의 BIS 비율 10% 이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